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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인J Mar 31. 2024

검은 개

 여기 

 죽은 발목이다      


 어둠을 길러낼 줄도 알아야 해     


 비가 올 때마다 온몸이 멍든 나를 받치던 피가 몰려 점점 새까매지던 발목을 기억한다 기울어지던 방의 그림자 검은 발목을 물고 있던 검은 개의 형상


 앞과 뒤를 왼쪽과 오른쪽을 어제와 오늘을 구분하지 못하는 나날들 사이 점점 부풀어가던     


 그림자 검은 개의 몸집

     

 저녁 기도 소리와 함께 익히던 소고기 냄새 희여멀건한 거죽만 남은 채로 올려진 식사 차마 삼켜낼 수 없어 체하기를 반복해

     

 검은 실핏줄이 가득하던 발목 죽은 피를 순환시키며 스스로 받치는 발목을    

 

 여전히  

   

 놓지 못하는 검은 개의 형상

 끔찍한 나의

 검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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