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생기는 미련
문제는 그 아쉬움을 오늘도 하고 있다는 거
인터넷 기사가 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이름 모를 발행처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는 그런 기사다.
그곳에는 나만 아는 어느 아이의 사진과 이름이 실려있었다.
좋겠다.
아이가 6살 때 예체능을 시작했다. 그냥 아이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였다. 아이는 재미로 나는 흥미로 1~2년 기웃기웃 거리다 그만두었다. 그 당시 그만둔 이유를 들자면 수 십가지 이유가 있었다.
아이가 3학년이 되었을 때 아이가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도 알게 모르게 미련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좋다며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약간의 미련과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1년이 지나자 아이는 조금 더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조금 더 좋다는 평이 있는 조금 더 비싼 학원으로 보냈다.
1년이 더 지나자 아이에게는 정체기가 왔다. 더 이상 발전이 없었고 재미도 떨어졌다. 하지만 그만두기에는 아이도 나도 미련이 남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 길은 아니지만 유사 과목을 배우기로 했다.
그리고 1년이 또 흘렀다. 코로나가 왔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분야였기에 활동들이 멈추고 다시 했다가 멈추는 일이 반복되었다. 교육이 지속되지 않았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었다.
어느 분야도 만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예체능은 특히 더 집안의 돈과 시간과 열정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이다. 우리 가족은 지쳐갔지만 아이는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아이에겐 재능이 없었고 일주일에 하루 학원을 다니는 것 말고는 눈에 띄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재미는 있다고 했고 거기에 나의 미련이 합쳐서 그냥 값비싼 취미를 가졌다고 생각하자며 애써 모른 척하며 꾸역꾸역 지속해 나갔다. 그동안 추억도 생기고 성과가 없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터무니없었고 그동안 헛짓을 한건 아닌지 속만 상했다.
아이가 고등학생이 된 지금.
지금까지도 그 분야에 일부 발을 걸쳐 놓은 것을 볼 때면 후회가 된다. 이렇게까지 오래 할 줄 알았다면 적극적으로 시켜 볼 걸 그랬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밀어붙여볼 걸 그랬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예체능이라도 잘할 수 있게 미친 듯이 해볼걸 그랬다. 내가 공부랑 예체능이랑 어중간하게 굴어서 아이의 성적과 실력이 어중간 해진 건 아닌지 미안하고 후회가 된다. 그랬더라면 아이한테도 "네가 열정적으로 덤비지 않은 탓이잖아."하고 책임전가를 시키는 일은 없었을 텐데.
그때 같이 공부했던 아이들과 우리 아이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더 잘 된 아이들을 보면서 축하하면서도 부럽고 그 엄마들처럼 밀어주고 끌어주지 못했던 것 같아 미안하고 그렇다. 물론 지금의 모습이 미래의 모습이 아니고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열심히 살지 않았던 것만 같은 내 모습에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는 그 아쉬움을 오늘 지금도 하고 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