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무급으로 일하기-(4)

by Cognitio

두번 째 목공 클래스에서 나는 협탁을 제작하기 위한 재료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클래스에서는 기계 사용법을 배우며, 협탁의 윗면과 바닥면을 만들었고, 이번 클래스에서는 옆면과 서랍장을 제작했다. 협탁 설계도는 외경 480mm, 두께 18mm, 내경 444mm, 높이 250mm다. 서랍은 협탁의 내경을 고려해 외경 440mm, 높이 100mm로 설정했다. 서랍 제작 시에도 정확한 계산과 치수 설정이 필요했다.


협탁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만 해도 생각보다 많은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 단계는 협탁뿐만 아니라 원목을 이용해 가구를 제작하는 모든 작업에 필수적인 공정이다. 기본적인 순서를 간단히 설명해보겠다.


1. 수종 선택

- 협탁에 사용할 나무 종류를 선택하는 단계다. 설계도에 맞추어 나무의 두께와 폭을 고려해 원목을 선택한다.


2. 가재단

- 가구 사이즈에 맞춰 나무를 재단하는 작업이다. 이때, 로스를 최소화하고, 30~40mm 여유있게 재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사용 도구 : 트랙 쏘(saw)


3. 바닥면 맞추기

3.1. 가재단한 나무토막(제재목)을 심재(나이테의 가운데 부분) 방향을 위로 향하게 하여 바닥이 평평한 곳에 놓는다.

3.2. 제재목의 꼭지점(4개)을 손가락으로 눌러 덜컹거리는 부분을 체크한다.

3.3. 수압대패를 이용하여 바닥면을 평평하게 다듬는다.

- 사용 도구 : 수압대패

Tips : 나무토막이 수압 대패 날을 지나갈 때 누르는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수압대패.HEIC
3.1. 심재 방향.HEIC
3.2. 덜컹거리는 부분.heic
(좌) 수압대패 / (중) 3.1. 심재방향 / (우) 3.2. 덜컹거리는 부분 체크 표시

4. 윗면 맞추기

4.1. 바닥면을 맞춘 제재목의 두께를 측정하고, 원목마다 가장 두꺼운 두께를 체크한다.

4.2. 여러 개의 제재목 중 가장 두꺼운 두께를 기준으로 자동 대패의 높이를 설정한다. * 기준대비 -1mm

4.3. 1mm씩 내려가며 목표 두께까지 다듬는다.

4.4. 윗면이 바닥면과 평행하게 다듬어졌다면 윗면과 아랫면을 번갈아 뒤집어가며 깎는다.

- 사용 도구 : 자동대패

★ Tips : 기계 과부하로 인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1mm씩 깎아야 한다. 나무가 두꺼울수록 자르는 힘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1.1. 두께 체크.HEIC
4.1. 두께 체크.HEIC
4.1. 제재목 두께 측정, 가장 두꺼운 두께 체크
4.2. 자동대패.HEIC
4.3. 자동대패.HEIC
4.4. 자동대패로 깎은 모습.heic
(좌) 자동대패 높이 세팅 / (중) 바닥면이 아래로 가게 하고 자동대패에 넣는 모습 / (우) 자동대패로 깎인 모습. 좌측 상단이 아직 깎이지 않음

5. 수직 잡기

5.1. 윗면과 바닥면을 맞춘 제재목의 좁은 면을 평평한 바닥에 놓는다.

5.2. 양 끝을 눌러 중앙이 오목한 면이 바닥을 향하도록 놓는다. * 방향 체크

5.3. 펜스의 직각을 맞춘다. 직각자를 이용하여 빛이 통과되는지 확인한다.

5.4. 제재목을 펜스에 밀착시켜주는 보조 도구인 푸셔 블록을 세팅한다.

5.5. 수압대패를 이용하여 제재목의 수직을 잡는다.

- 사용 도구 : 수압대패

★ Tips : 바닥면과 마찬가지로 누르는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5.2. 수직 잡기.HEIC
5.3. 직각 맞추기.HEIC
5.4. 푸셔 블록.HEIC
(좌) 5.1 좁은 면을 평평한 바닥에 놓아 양 끝을 눌러 오목한 면을 찾는다. / (중) 수압 대패 펜스 직각 확인 / (우) 보조도구 푸셔블록


6. 켜기

6.1. 테이블 쏘의 펜스 길이를 세팅한다. * 제재목의 폭 고려한다.

6.2. 제재목의 수직 잡은 면을 테이블 쏘 펜스에 밀착시킨 후 나무를 켠다.

- 사용 도구 : 테이블 쏘

★ Tips : 원목을 켤 때, 왼손은 ↗️(우상단) 방향으로 힘을 주어 펜스에 밀착되도록 하고, 오른손은 원목을 앞으로 밀어준다. 왼손이 톱날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 켜기 : 나무의 결 방향대로 자르는 것을 '나무를 켠다'고 한다.

* 자르기 : 나무의 결과 수직으로 자르는 것을 '나무를 자른다'고 한다.

6.1. 테이블쏘.heic
6. 테이블쏘 펜스 세팅.heic
6.2. 테이블쏘 켜기.heic
(좌) 제재목 폭 160mm / (중) 6.1. 테이블쏘 펜스 158mm 세팅 / (우) 6.2. 수직 잡은 면을 펜스에 밀착시키고 켜기

7. 집성

7.1. 나무의 결을 취향대로 맞추어 집성할 방향을 체크한다. 이때, 틈이 있다면 '5. 수직잡기' 단계를 다시 수행해 틈이 없도록 수직을 맞춘다. * '6. 켜기' 과정에서 톱날의 마찰력 때문에 수직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7.2. 목공용 본드와 클램프를 이용하여 집성한다. * 단차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7.4. 튀어나온 본드를 닦아낸다.

- 사용 도구 : 목공용 본드, 클램프

★ 집성은 최소 2시간 이상, 가급적 하루 이상 기다린다.

7.1. 집성 방향 체크_2.heic
7.2. 집성 방향 체크_3.heic
7.1. 집성 방향 체크.heic
7.1. 집성 방향 체크한 모습
IMG_7061.heic
IMG_7062.heic
IMG_7063.heic
7.2. 목공용 본드를 집성할 면에 바르고, 붓으로 고루 펼친다음 붙인다.
IMG_7064.HEIC
7.3. 집성 주의할 점.HEIC
7.3. 집성 주의할 점_단차.HEIC
(좌) 클램프 고정 / (중, 우) 단차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며 집성한다.


8. 본드자국 지우기

8.1. 집성후 남은 본드 자국을 스크래퍼로 긁어낸다.

- 사용 도구 : 스크래퍼

8. 스크래퍼.heic
8. 본드자국.heic
8. 스크래퍼로 긁어낸 모습.heic
(좌) 스크래퍼 / (중) 본드자국 / (우) 스크래퍼로 긁어낸 모습


9. 최종 두께 맞추기

9.1. 집성한 제재목의 양옆을 흔들어 오목한 부분이 위(TOP)이 되도록 방향을 맞춘다. * 양옆을 흔들었을 때 중앙을 중심으로 돌면 볼록하다는 뜻이며, 양옆으로 흔들리면 오목한 면이다.

9.2. 자동대패를 이용하여 가구 설계도에 따른 최종 두께를 맞춘다. 이때, 0.5mm 단위로 낮춰가며 오차를 줄인다.

- 사용 도구 : 자동대패

9. 양옆 흔들기.heic
9.1. TOP 맞추기.heic
(좌) 양옆 흔들기 / (우) TOP 맞추기

10. 수직 다시 잡기 : 최종 두께에 맞추어 수직을 다시 잡는다.

- 사용 도구 : 수압대패

10. 수직 맞추기_1.heic 10. 집성 후 최종 두께로 맞춘 뒤 수직 잡는 모습

11. 정재단

11.1. 가구 설계도에 따라 테이블 쏘 길이를 세팅한다.

11.2. 수직 잡은 면을 테이블 쏘의 자르기 펜스에 밀착시키고, 양옆을 스퀘어컷한다. * 스퀘어컷 : 원목을 직각으로 자르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

11.3. 수직 잡은 면의 반대편 면은 '켜기'를 통해 스퀘어컷한다.

- 사용 도구 : 테이블 쏘

11. 정재단.heic
11. 정재단_2.heic
테이블 쏘를 이용하여 정재단하는 모습

협탁의 한 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11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각 협탁은 4개의 면이 필요하므로 이 작업을 4번 반복해야 한다. 이후 내부 서랍장 제작, 조립, 오일 마감, 색 마감까지 추가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협탁이 완성된다.


목공은 단순한 작업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디테일이 숨겨져 있다. 이 많은 단계들을 거쳐 나무가 하나의 가구로 변모하는 과정은 정말 매력적이다. 손으로 느껴지는 나무의 질감, 각 단계에서 나무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작업을이 더해져야만 비로소 완성품이 만들어진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원목 가구가 왜 비쌀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단순히 나무를 자르고 붙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목재의 특성, 결, 두께를 모두 고려해 단계별로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조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든다. 또한, 각 과정에서의 작은 실수나 착오는 결국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두 번째 수업을 마쳤을 뿐이지만, 목공의 매력이 무엇인지 얼핏 알 것만 같다. 목공은 단순한 작업을 넘어서, 예술적인 창조 과정이다. 목재의 결을 맞추고, 그 안에 내 손길을 더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하고, 그 디테일이 모여 최종 작품의 품질을 좌우하게 된다.


뉴욕의 유명 목수 마크 엘리슨이 남긴 말이 떠올랐다. 그의 책 '완벽함에 관하여'에서 엘리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일은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중략) 똑같은 작업은 한 번도 없고, 다음에 어떤 작업을 할지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니 이 일이 지루할 수 있겠나. 죽을 때까지 해도 좋을 것 같다."


이제 협탁의 완성된 모습을 보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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