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개월차에 접어든 초보 목수다.
그동안 가구 제작에 필요한 나무를 다듬는 몇몇 단계의 작업만 했는데, 이번에는 행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했다. 비록 초보지만, 이제 나도 완성품을 만들 줄 아는 목수가 되었다는 뜻이다.
행거 제작을 위한 단계는 1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설계도보다 여유 있게 가재단한다.
(2) 목재의 바닥면을 대패질한다.
(3) 바닥면과 수직이 되게 옆면을 맞춘다.
(4) 테이블쏘로 설계도보다 여유있게 목재를 켠다.
(5) 자동대패설계도 두께에 맞춘다.
(6) 모든 면의 평과 두께를 맞춘다.
(7) 테이블쏘로 정재단한다.
(8) 조립할 부위를 마킹한 뒤 도미노로 홈을 파낸다.
(9) 도미노와 본드를 이용해 조립한다.
(10) 트리머와 지그로 경첩 홈을 파낸다.
(11) 샌딩 후 오일 마감한다.
(12) 경첩 결합 후 최종 조립한다.
(13) 완성
이모든 과정을 거쳐 행거를 완성했다. 배송을 위한 포장까지 내 손으로 마무리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꼈다.
글로 나열하면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각 단계에는 디테일과 세심함이 요구된다. 예컨대, 첫 번째 단계인 가재단에서는 목재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옹이나 크랙이 있는 목재를 사용하면 작업 도중 목재가 깨지거나 뒤틀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립 단계 또한 만만치 않다. 도미노로 홈을 파고 맞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도미노를 알맞게 끼워 맞추더라도 1mm 미만의 오차가 발생한다. 실제로 조립 시 왼쪽 하단부터 오른쪽 상단까지의 대각선 길이와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하단까지의 대각선 길이를 비교해보면 길이가 다른 걸 알 수 있다. 오차가 없도록 망치로 두들겨 조정해야 한다.
행거 1개 제작을 위해서 4일이 걸렸다. 첫째 날에는 각재를 만들고, 조립을 위한 홈을 파냈다. 이튿날에는 조립 후 건조될 때까지 기다리고, 셋째 날 트리머, 샌딩, 오일 마감 작업을 했다. 그리고, 오일이 마르길 하루를 기다려 완성되었다.
이번 행거 제작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목공은 절대 대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단순한 1mm의 오차조차 완성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샌딩으로 면이 기울거나, 경첩 홈이 낮아지는 실수는 제품의 퀄리티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그런 실수는 만회할 수 없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목공은 계단 오르기와 같다. 다만, 계단을 뛰어넘을 수 없고, 다시 내려갈 수 없다."
목공을 배우며 가장 와닿은 말이다. 작업 하나하나가 다음단계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결과물에서 바로 드러난다. 행거 제작을 끝내며 목공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단순히 기술뿐만이 아닌 거 같다. 높은 집중력과 디테일의 중요성, 그리고 진정성을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 행거는 단순한 가구 이상으로 내 3개월의 배움과 노력, 그리고 목공에 대한 열정을 증명하는 첫 작품이다. 비록 초보 목수이지만, 나는 이 행거를 통해 목공의 본질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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