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 이야기
음(陰)인 맛<을 느끼는 음식물>은 아랫구멍으로 나오고, 양(陽)인 기는 윗구멍으로 나온다. 맛이 두터운 것은 음에 속하고, 맛이 얇은 것은 음 가운데 양이 된다. 기가 두터운 것은 양이 되고, 얇은 기는 양 가운데 음이 된다. 맛이 두터우면 새고,1 얇으면 통한다.2 기가 얇으면 <땀으로> 발설하고,3 두터우면 발열한다.4 굳센 불[壯火]5의 기운은 쇠하고, 약한 불[少火]6의 기운은 굳세지며, 굳센 불은 기를 먹고, 기는 약한 불을 먹는다.7 굳센 불은 기를 흩뜨리고, 약한 불은 기를 나게 한다.8 기미(氣味) 가운데 매운맛과 단맛은 발산하게 하니9 양이 되고, 신맛과 쓴맛은 게우고 설사하게 하니 음이 된다.10
陰味出下竅, 陽氣出上竅. 味厚者爲陰, 薄爲陰之陽. 氣厚者爲陽, 薄爲陽之陰. 味厚則泄, 薄則通. 氣薄則發泄, 厚則發熱. 壯火之氣衰, 少火之氣壯. 壯火食氣, 氣食少火. 壯火散氣, 少火生氣. 氣味, 辛甘發散爲陽, 酸苦涌泄爲陰.
1. 맛이 두터운 것[대황]은 설사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2. 황금.
3. 소엽은 기가 얇은 약재이다.
4. 육계와 부자는 기가 두터운 약재이다.
5. 장화(壯火)는 지나치게 왕성해져서 몸 안의 정기(正氣)를 소모시키는 화(火)이다. 몸의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장애하는 병인적인 화를 말한다.
6. 소화(少火)는 정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기(生氣)의 화(火)이다. 몸의 정상적인 생리 활동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양기를 말한다. 장화에 상대되는 말이다.
7. 약한 불-부드러운 불은 생명 기운을 나게 한다. 체온이 36.5도. 이것이 약한 불이다. 이 약한 불을 유지해야 건강하다.
8. 소화는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9. 매운맛을 활동하여 밖으로 나가게 한다. 단맛은 부드럽게 풀어지게 하는 작용을 한다.
10. 신맛과 쓴맛은 국소에 자극을 주어 풀어지게 한다. 새콤한 샐러드는 우리 몸에 자극을 주어 입맛을 돋운다. 담반은 신맛이고, 과체(瓜蒂)는 쓴맛인데, 게우는 것을 촉진시킨다. 대황(大黄)은 쓴맛인데, 설사를 하게 한다.
음이 이기면 양이 병들고, 양이 이기면 음이 병든다. 양이 이기면 덥고, 음이 이기면 춥다. 추움이 심하면 뜨거워지고, 뜨거움이 심하면 추워진다. 추움은 형체를 상하게 하고,1 뜨거움은 기를 상하게 한다. 기가 상하면2 아프고, 형체가 상하면 몸이 붓는다. 그러므로 아픈 뒤에 몸이 부는 것은 기가 형체를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몸이 붓고 난 뒤에 아픈 것은 형체가 기를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바람[풍사風邪]이 이기면 움직이고,3 뜨거움[열사熱邪]이 이기면 몸이 부으며, 건조한 기운이 이기면 <진액이> 마르고, 추움[한사寒邪]이 이기면 몸이 부으며, 습함[습사濕邪]이 이기면 설사를 하게 된다.4
陰勝則陽病, 陽勝則陰病. 陽勝則熱, 陰勝則寒. 重寒則熱, 重熱則寒. [物極則反.] 寒傷形, 熱傷氣. 氣傷痛, 形傷腫. 故先痛而後腫者, 氣傷形也. 先腫而後痛者, 形傷氣也. 風勝則動, 熱勝則腫, 燥勝則乾, 寒勝則浮, 濕勝則濡瀉.
1. 음인 한사(寒邪)가 양의 기운이 기를 펴지 못하게 하면 두통, 오한, 무한증 등의 증상이 생긴다.
2. 기는 흘러야 하는데, 기가 상하면 기가 막힌다. 기가 소통되지 않고 막히면 통증이 생긴다.
3. ‘움직인다’는 것은 경련을 뜻한다.
4. 원문 유사(濡瀉)는 습사(濕邪)가 성하여 비(脾)를 손상시켜 발생하는 설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