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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Aug 15. 2024

기어이 봄은 온다

그 날을 기다리며

끊어진 허리 아래

반토막 난 나라 

반쪽 심장 나눠가진

두나라 한 민족


엄마 젖무덤 찾던 아해는

백발성성(白髮星星) 노인 되고

꽃다운 울누이

어엿한 누구엄마 되었나.


풀벌레 슬피울고

가을이 찾아와도

그리운 울아버지

찾아갈 수 없구나


행여,

꿈에라도 만날까

바랜사진 움켜쥐고

든다.


끊어진 허리 위로

여전히 핏줄은 흐르고

끊어진 철조망 위로

꽃은 피어나는구나.


높은 담벼락 기어오르는

은 어디로 넘어가나.

그리운 고향소식 전해주러

북녘 담 넘어가나.


아해야,

끊어진 허리선을 이어라.

포효하는 호랑이를 그려라.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온다.

겨울이 가고

기어이,

봄은 오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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