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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Aug 17. 2024

고속도로 위에서 울었다

엄마를 만나고 돌아오던 그날

일상 떠 달리던 고속도로

설렘 주던 그 길이

당신 고통으로 얼룩지던 날

세상에서 가장 아픈 길이 되었다.


기다란 길 위에

쏟아붓던 당신의 아우성

줄줄이 따라붙던

나의 질긴 아픔들.


앙상한 다리로 맞이하던 당신은

소화되지 않는 슬픔으로 피어나고

그 길 위에서

얼마나 목놓아 울었던가.


제어되지 않은 마음의 불길은

나를 울리고 삼키고 태우고...

멈추지 않는 눈물이 모여

세상은 소금 없는 바다가 되었다.


낙엽같이 바스락 말라가던 당신 앞에서

고장난 속도계마냥 미끄러지던 마음.

푸른곰팡이처럼 피어나 슬픔 앞에서

퍼석거리던 우리의 실타래.


누구 하나 멈추지 않는 고속도로 위에

정제되지 않 눈물을 길어 올렸다.

누구 하나 돌아보지 않는 고속도로 위에

길들여지지 않은 심장을 찢어발겼다.


슬픔에는 제한속도가 없다.

눈물에는 미끄럼방지턱이 없다.

마음껏 질주하고

미친 듯 미끄러지리라.


떨궈진 눈물은 마르지 않고

성난 짐승이

발톱을 세우며 지나간다.


풍화되지 않는 못난 눈물아-

차마 화석이 되지 못한 울 엄마-

여태껏 당신이 아물지 못해

나는, 아직도

그 길을 달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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