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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다연 Apr 19. 2024

제4장. 반복의 반복의 다이어트


사람은 역시 망각의 존재라고 하던가.

혹독한 다이어트 성공 후, 먹는 양도 줄고 체질도 변한 건지 어느 정도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았다.

아니, 사실 나는 피나는 노력을 했다.

억지로라도 내 일상생활에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계속해서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침대에서 나와 바로 옷을 입고, 기숙사 뒤에 있는 작은 산을 가볍게 탔다.

아침 식사는 학생식당에서 꼭 챙겨 먹었고, 점심은 일반식, 저녁은 시리얼로 가볍게 먹었다.


물론 저녁 약속이나 학교 행사가 있는 날에는 나름 양껏 먹었다.

하지만 아무리 늦게 자도, 술을 마셨어도 아침 루틴은 반드시 지켰다.

거의 한 학기 내내 이 루틴을 웬만하면 실행했다.




그러다가 1학년 2학기 막바지 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

남자친구와 매일 먹으러 다니다 보니 점점 살이 붙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겨울방학 시작할 때쯤 5kg 정도 쪄있었다.

그래도 예전만큼은 살이 찌지 않아서 첫 번째나 두 번째 다이어트보다는 힘을 많이 주진 않았다.


사람은 성공한 방법으로 계속 시도한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거기에 딱 맞는 예시가 바로 나였다.


나는 성공했던 다이어트 방법으로 또 똑같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줄넘기 1000개, 1시간 걷기, 저녁 금식.


이렇게 하면 5kg 정도야 금방 빠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젊어서 그런지, 방법이 나한테 맞았던 건지 다이어트 효과는 탁월했다.


그런데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다.

분명 체중은 똑같았으나, 뭔가 몸이 변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1~2번 다이어트 성공 때는 먹어도 살이 잘 안 쪘는데, 이제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몸이 잘 붓는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옷태도 뭔가 다르고, 살이 밉게 빠진 것 같았다.

사실 이때는 예전만큼 몸을 움직이지 않았고, 다이어트에 점점 지치면서 먹는 것을 통제를 못했다.


3학년 시작 전까지 계속 5kg이 쪘다가 빠졌다 했었다.

체중이 55~60kg 왔다 갔다 했다.

학기 중엔 어김없이 5kg가 찌고, 방학에는 어김없이 5kg를 뺐다.


출처: Pixabay


나는 방학 때마다 반복의 반복의 다이어트, 또다시 다이어트를 계속했다.

그러다 보니 몸에 아주 나쁜 내성이 생긴 듯했다.

이제는 같은 방법으로는 살이 안 빠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평생 살아야 되나라는 두려움이 생겼고, 이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학년 시작할 때쯤엔 5kg 안 빼고 그 상태 그대로 지냈다.


그러면서도 계속 살과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이 계속 생겼다.

마음껏 먹으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일말의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다.

뭔가 내 통제력을 완전히 잃는 듯했다.

어느 날은 막 먹었다가, 어느 날은 정량으로 먹다가.. 반복의 반복의 다이어트를 계속해서 실천했다.


그러다 3학년 때는 해외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여전히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과 함께 비행기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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