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학기 여름방학, 2번째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
내 인생 제일 힘들고 독하게 했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이때 다이어트의 계기는 '연인과의 이별'이다.
대학교 입학한 후,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때는 사랑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고, 앞뒤 재지도 않고 마냥 좋아했다.
남자친구 존재 자체가 사랑스러웠고, 이유 없이 좋고 또 좋았다.
남자친구랑 학기 중에 잘 사귀다가 갑자기 기말고사 때쯤 남자 쪽에서 이별을 선언했다.
지금 생각해도 원인을 정확히 모르겠다.
남자친구가 그 당시 많은 얘길 한 것 같은데, 나는 헤어지기 싫어서 사실 다 흘려들었다.
그때는 내가 너무 미숙해서 질질 짜기도 하고, 바짓가랑이 붙들듯 구질구질하게 매달렸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고, 내가 뭘 해도 바뀌지 않을 상황이었다.
나는 너무 헤어지기 싫었지만, 여름방학이 되니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아니면 말고 인데, 왜 헤어지기 싫었을까?)
이별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처음 맞이했다.
친구들이랑 술 먹고 울기도 하고, 어느 날은 처연해졌다가, 어느 날은 미친 듯이 분노하다가..
방학 초반에는 감정이 널뛰기하듯 변덕스러웠다.
그래서 내가 도달한 결론은 '다이어트하자!'였다.
2학기 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서 남자친구를 미치도록 후회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여름방학 2개월 동안 내 인생에서 제일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매일 줄넘기 1,000개와 1시간 걷기 그리고 저녁 금식으로 실행했다.
이 3가지는 무조건 지켰다.
극단적이지만 아침, 점심만 먹고 그 이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법을 방학 내내 유지했다.
그렇다고 아침, 점심식사를 과도하게 먹진 않았고, 고기나 피자 등 먹고 싶은 것을 먹되 적당량만 먹었었다.
그러고 나서 저녁이 되면 밥을 안 먹고 미친 사람처럼 운동을 했다.
줄넘기 1,000개와 걷기 1시간은 비가 와도, 태풍이 불어도, 폭염이어도 꿋꿋하게 매일매일 했다.
심지어 어느 날은 어두컴컴한 밤에 돌을 잘못 디뎌서 발목이 삔 적이 있었다.
심하게 띵띵 붓는대도 불구하고, 운동을 해야 해서 그 발을 질질 끌면서 까지 완주했다.
진짜 주위에서 독하다 할 정도로 매일 운동하고 살을 뺐다.
그 결과, 여름 방학 끝날 때쯤 살이 엄청 빠져있었다.
20살 초반에 다이어트했었던 때보다 더 많이 빠져있었다.
거의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빼서 입었던 옷이 헐렁할 정도였다.
결국 ‘혹독한 다이어트’는 성공을 했다.
2학기때 다들 놀랄 정도로 짜잔~ 하고 나타났다.
여러 사람들이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묻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여유 넘치게(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적당히 먹고 운동하면 돼요.”라고 대답했다.
번외이지만 그 남자친구는 어떻게 됐냐고?
아 그땐 바보 같이 남자친구가 다시 사귀자고 해서 재결합을 했었다.
그런데 겨울방학 때쯤 또 똑같은 이유로 헤어지게 됐다.
여담이지만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그때부터 다시 사귀고 어쩌고 이런 건 하지 않았다.
아무튼 다이어트에 대성공하여, 대학 동기들이 놀랄 정도로 내 다이어트가 화제였다.
그리고 자신감도 충만하여 활발하게 대학 생활을 했다.
이렇게 평생 유지만 잘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또다시 괴로운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