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학년, 해외에서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해외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일까?
나도 모르게 살이 점점 빠지고 있었다.
이건 마음먹고 다이어트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 살이었다.
사실 나는 적응력이 비교적 느린 사람이다.
갑자기 모든 환경이 변화되니 힘들고 정신이 없었다.
문화도 바뀌고, 음식도 안 맞고, 생활하는 장소도, 친구도,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같은 나라의 다른 지역에 있는 동기는 음식이 너무 잘 맞아서 살이 찐다고 했는데..
나는 반대로 음식이 너무 맞지 않아서 주문한 음식을 1숟가락도 못 먹고 남긴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해외에서 공부하랴 적응하랴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내가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게 된 원인은 바로 '야식 제한'이다.
내가 살던 해외는 한국처럼 야식 문화가 덜 발달되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우리나라만큼 엄청나게 발달되었다.)
그 당시 한국과 달라서 치킨, 피자 등 고칼로리 음식은 밤에 접하기가 어려웠다.
가끔 밤에 출출해서 유명한 패스트푸드점에 가도, 한국만큼 맛있진 않았다.
가격도 비싼 데다 배달도 안 돼서 자주 먹지 못했다.
한 번씩 밤에 너무 배가 고파서 먹어봤자 한국 과자 조금, 한국 라면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 제품은 해외 나가니까 너무 비싸서 많이 사 먹지도 못했다.
또, 거기다 주 3회 아침 수업도 한 몫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수업이 시작하니, 밤에 먹고 늦게 자기가 부담스러웠다.
이렇게 환경에 의해 반강제로 살이 빠지게 되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앞에 4를 찍어본 적이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내 인생 리즈 시절 몸무게를 단 몇 개월 만에 달성하게 됐다.
사실 운동을 열심히 했다기보다는 먹는 게 부실하다 보니 저절로 살이 빠졌다.
해외에 있을 동안에는 계속 마른 상태로 지냈다.
교환학생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가족, 친구들이 전부 놀랬었으니 말 다한 거였다.
그렇게 계속 마른 상태로 지내나 싶었는데..
한국에 와서 또 고칼로리 음식들을 먹으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도 과체중까진 찌진 않아서 나름 잘 먹고 다니긴 했다.
4학년 때는 체중이 55~60kg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하지만 항상 내 정신과 심리에는 다이어트 스트레스가 따라다녔다.
그렇게 대학 생활 동안 몸에 살이 계속 쪘다, 빠졌다를 반복하게 되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약간은 통통한 정도로 체중을 유지하고, 나름 재밌게 대학생활을 마무리했다.
안타깝게도 그 체중을 유지라도 했으면 다행이건만..
문제는 대학원을 입학하고 나서 또 시작되었다.
이젠 지겨울 정도로 살을 쪘다 뺐다 해서 지금 글을 쓰면서도 벌써 질리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