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톱니바퀴를 향하여.
멈추지 마 네버스탑. (28번째 이일)
어디든 소속되어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마주하게 될 두려운 순간이 온다.
소속에서 나와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순간.
알게 모르게 우리는 언제나 어딘가에 소속되어 왔다.
대다수의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소속되고
그 뒤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를 거쳐
어른이라는 오랫동안 낯설 단어와 함께
어딘가에 직장인으로 소속된다.
물론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음에 또한 감사하며
직장에까지 소속될 수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자의와 타의가 섞여
당연스럽게 소속되어 오는 과정은
그렇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를 꽤나 당황스럽게 만든다.
지금 키보드 앞에 선 이 순간에 나 또한
소속되지 않은 상황을 반기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를 뺀 모두가 하나의 톱니바퀴를 굴리며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같다.
나라는 사람은 거기에 티끌만큼도 도움이 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며
얼마가 되었든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이 다수의 톱니바퀴 사이에 끼어 있지 않다고
아무도 비난할 수는 없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방식의 삶을 산다.
그것이 때로는 불안하고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면
어느새 나도 나만의 작은 톱니바퀴를 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