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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이 되는 상처

by 셀프소생러 Mar 28. 2025

상처에 대해 자꾸 이야기한다는 건 참 불편한 일입니다.

하지만 덮어두고 무시하면 그 상처가 나를 아프고 힘들게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모른 채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들여다봤다가 포기했다가 또 봤다가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상처, 그 자체에 지쳐에 갑니다.


시간의 연속성을 알기 전에는 과거를 들추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나온 과거가 거기서 딱 끝나지 않는다는 것, 내 기억으로 존재하면서 끊임없이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걸 알고 나서 상처를 들여다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그 상처를 들여다본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상처가 원하는 건 하염없이 그 상처를 들여다보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뭘까요?   상처는 왜 나를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걸까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상처는 내 마음이 다친 자리, 내 마음이 다친 흔적이어서 스스로 떠날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마음이 왜 다쳤는지 이유를 알아서 다친 이유에 맞게 내 마음을 치료를 해주는 것입니다.


마음이 다친 이유가 상대의 비난인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상대가 나를 비난했다는 건 그 계기가 되는 나의 어떤 행동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또, 행동을 했다는 건 내가 어떤 이유와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거고요.

결국 그 이유와 의지가 좋지 않은 결과를 낸 것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여기서 짚어볼 것이 있습니다.

그 좋지 않은 결과가 객관적인 사실일 수도 있지만 상대의 성향에 따른 주관적인 견해일 수도 있다는 거지요.

무조건 나를 탓하는 시선은 배제하고 가야합니다.


어쨌든 상대의 비난은 결과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지 않은 결과에 내가 상처받은 이유는 뭘까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저는 그것을 결과가 아니라 그 행동을 한, 나의 좋은 의도를, 상대가 알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아니라 내 마음을 보는 거지요.


남을 괴롭히고 싶어서 괴롭히고 혼이 나면 마음이 아픈 게 아니라 통쾌하잖아요.

도와주려고 했는데 상대가 화를 내거나 그게 잘못되어 피해를 주게 되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도와주려 했던 내 마음이 상처를 받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결과를 떠나서 나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처를 깊이 들여다 보다 보면 그 마음 밑바닥에는 결국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에게, 그 사람에게, 그 친구에게 내가 이해받고 싶은거죠.

즉 상처란 수용되고,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의 좌절입니다.

그러니 그 좌절한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주면, 상처 입은 마음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내면은 단단해지고, 상처도 그렇게 서서히 치유되어가는 거지요.


앞의 예시처럼 내가 어떤 결과 비난을 받았다면 그 속상한 마음을 상대를 탓하거나 비난하거나 따지는 걸로 푸는 게 아니라,

그런 나를 알아주는 거지요.


'잘하고 싶었는데 이런 말 들어서 속상하구나. 많이 아프지(속상하지)...  

그런데 있잖아, 잘하고 싶은 마음이 나쁜 마음은 아니잖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나쁜 마음이 아닌 것처럼.  남들은 내 마음을 보지 못해서 그러는 거야.  하지만 나는 알잖아. 내가 잘하고 싶었다는 거(도와주고 싶었다는 거). 그러니까 괜찮은 거야.  잘하고 싶어도 잘 안될 때가 있는걸...  누구나 그런걸...  결과가 좋지 않다고 생각되면 속상할 수 있어.  그렇지만 내 좋은 마음은 탓하지는 말자. 그 마음은 잘못된 게 없으니까.  

나는 내 마음을 아니까... 그러니까 괜찮은 거야. 누구나 그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은 거야'


이렇게 주절주절 힘든 나를 토닥여주는 거지요. 

내 마음이 편안해질 때까지 말이에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상처가 아프지 않게 아물고 갈 수 있어 좋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좋은 건 내가 내 마음과 가까워진다는 거예요.

다른 말로 내면이 단단해지는 겁니다.


그러니 상처를 상처로 안고 있지 말아요.

나와 가까워지고, 내가 단단해지는 기회로 삼아보세요.


저는 이게 우리가 상처받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나와 가까워져서 나를 믿게 되고 더 단단해지라고요.

상처는 나를 힘들게 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나로 온전히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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