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마 관리법
신혼 초에는 요리를 하지 않았으니 주방용품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어요. 도마도 막연하게 ’육류, 생선류, 채소류 나눠 쓰면 되겠지~‘하고 세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도마를 구매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눠 쓰는 건 잘 되지 않았고(웃음), 도마에 칼집이 정말 많이 나더라고요.
도마를 바꿔야 할 때쯤 나무도마가 참 예뻐 보였는데 가격이 조금 나가는 제품이라 이왕 사는 거 좋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워낙 종류가 다양해 뭘 사야 할지 감이 하나도 안 잡혔습니다.
우연히 엔드그레인 나무도마를 알게 되었는데 자연스러운 나무의 결이 보이니 조금 더 고급스럽고, 하나밖에 없는 문양으로 특별함까지 더해줬어요.
엔드 그레인: 나무 나이테를 이용하여 바둑판 모양으로 제작한 도마
이 도마는 처음에 구매하면 미네랄 오일이 듬뿍 발려져 옵니다. 이 향은 조금 특이한데요. 향긋한 냄새로 도마용으로 사용하기엔 좋지만 플레이팅용으로 사용할 땐 음식에 향이 배여 사용에 주의가 필요해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져요.)
뭐니 뭐니 해도 나무 도마의 가장 큰 매력은, 칼집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나만의 요리 시간이 도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는 거예요.
플라스틱 도마 시절과 나무 도마 시절은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주방용품에 애착도 생기고 새롭게 도전하는 요리들이 많아졌어요.
한식, 일식, 양식, 중식 여러 가지 요리들을 시도해 보며 나는 어떤 요리를 잘하는지, 우리 가족의 입맛은 짠 편인지 싱거운 편인지도 찾아갑니다. 또한 어느 정도의 양을 했을 때 가장 맛있고 깔끔하게 먹는지도 알아가져 식재료 구매할 때도 낭비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요리가 취미가 되고, 지금은 글까지 쓰고 있으니 정말 큰 변화가 아니겠어요.(웃음)
나무제품은 동일한 문양이 없어 매번 살 때마다 새롭고 애착이 갑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면 “제발 뽑기가 잘 되길!”라며 배송이 될 때까지 두근구근한 마음이고, 오프라인으로 구매할 때면 가장 예쁜 나뭇결을 찾기 위해 온 집중을 다하기도 합니다.
물론 실리콘이나 다른 제품에 비해 관리도 잘해줘야 하고,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물에 오래 담그지 않는 것
거친 수세미를 쓰지 않는 것
까진 부분이 생기면 세균 번식의 위험으로 교체해줘야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관리법입니다.
나무도마는 조금만 신경 쓰면 오래도록 나의 손길이 묻어나 요리의 시간을 볼 수 있어요.
나무도마 관리법
“고기, 베이컨 등 기름기가 많은 식재료“는 사용 후 세제를 살짝 묻혀 손으로 부드럽게 씻어줍니다. 세제를 충분히 씻겨낸 후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고 건조해 주세요.
“김치 등 색 배임이 심한 식재료“ 사용 후에는 흐르는 물에 도마를 씻어낸 후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고 건조해 주세요.
“칼집이 많이 난 경우 혹은 분기마다“ 사포로 (#400) 부드럽게 샌딩 해준 후 오일을 골고루 발라주세요. 오일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24시간 건조해줍니다.
나무도마는 “수분관리가 가장 중요해요.” 습기가 많은 곳의 보관은 피하고, 장시간 물에 담근다거나 물기를 제대로 말려주지 않으면 곰팡이 및 세균번식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강한 햇빛”에 도마를 말리거나, “직사광선”이 있는 곳에 도마를 보관하면 수분이 빠져나가 변형이 올 수 있어요.
뭔가 관리가 어려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용할수록 나의 손길이 묻어나 편하고 자주 찾게 될 거예요.
전 생각난 김에 동네 문구점 들려
사포 좀 구매해 놔야겠어요.(웃음)
그럼 여러분들의 주방에도
나무도마처럼 자연스레 배인
요리의 시간이 함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