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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토스트, 등굣길 출근길 단골 아침메뉴

길거리토스트

by 자몽씨 Jan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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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침밥이라고 해봤자 과일에 우유 정도로 간편하게 먹고 있지만, 학생일 때는 어쩜 그렇게 아침밥을 잘 챙겨 먹었는지 늘 든든한 배로 등교를 했습니다.


아침의 풍경은 새벽에 일어난 엄마가 가장 먼저 주방에 불을 켜고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달그락달그락 소리에 가족들이 하나둘 잠에서 스륵 깨기 시작하는데 맛있는 냄새가 주방에서부터 방까지 솔솔 풍겨져 나옵니다.


‘아 오늘 아침 메뉴는 된장찌개인가’


교복으로 갈아입고 식탁에 앉으면 이미 누군가 먹고 일어난 흔적이 보여요. 엄마는 다시 따뜻하게 데워낸 찌개와 함께 밥을 한 공기 퍼서 줍니다.


아침에도 입맛은 왜 이리 좋은지 밥 양이 많다고 말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한창 자랄 나이는 정말 다른가 봐요.


나갈 때는 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등교를 했습니다. 평소 높임말을 쓰지 않은데도 뭔가 등교할 때만큼은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아 시작한 인사가 습관이 되어버렸어요.




어느 예능 프로그램 중 강호동 씨가 아침부터 고기를 먹는다는 말에 다들 신기해하는 장면을 봤어요.


'그게 왜 이상한 거지?'


저희 집 아침메뉴에도 종종 삼겹살이 올라오는데 단 한 번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거든요.(웃음)


처음엔 이 모습이 남들 눈에는 비정상적인 모습인가 싶어 말도 못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참 소심하고 자기 주관도 없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숨길 이유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소심한 아이가 친구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담한 척 털어놓으니 오히려 놀랄 줄만 알았던 친구들의 덤덤한 반응에 제가 더 당황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가끔은 밥이 아닌 다른 메뉴도 올라오는데, 밥 외에 가장 자주 만들어 주셨던 메뉴가 바로 이 길거리토스트입니다.


양배추와 양파, 당근을 송송 썰어 계란과 함께 구워내 케첩을 듬뿍 뿌린 후 바삭한 식빵으로 덮어줍니다.


햄이나 치즈를 추가해도 맛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기본이 가장 맛있는 거 아니겠어요.


토스트는 방금 만들어 연기가 모락모락 날 때 먹어도 맛있지만, 식어도 참 맛있어요. 바삭한 빵은 부드러워지고, 케첩은 계란과 빵에 스며들어 맛이 촉촉하게 배입니다.


엄마는 늘 쿠킹포일에 토스트를 감싸 식탁에 인원수대로 만들어주셨는데, 앉아서 먹기도 하고 바쁜 날에는 그대로 들고나가 등굣길에 먹기도 합니다.


요즘도 가끔 생각나 쿠킹포일에 감싼 토스트를 종종 만듭니다. 아침밥으로도 좋고 점심도시락으로도 좋아 단골 메뉴가 되었어요.


전날 저녁에 미리 양배추와 당근과 양파를 썰어 놓고 통에 소분해 담아둔 뒤, 아침에 일어나 계란 하나만 톡 깨서 휙휙 섞어 굽기만 하면 끝이라 정말 간편해요.


굽는 동안 빵은 토스트기 안에서 노릇한 색을 입고, 케첩은 바로 짤 수 있게 준비해 둡니다.


쿠킹포일도 쭈욱 늘려 잘라두면 아침준비는 끝이에요.


따뜻한 커피 한 잔

시원한 우유 한 잔

어느 것을 꺼내도 잘 어울립니다.


바쁜 등굣길, 출근길

손에 하나 딱 쥐고 나가면

마음까지 든든해요.


그럼, 오늘도 맛있는 아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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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토스트]


• 재료

식빵 2장, 계란 1개, 양배추, 당근, 양파, 케첩


• 레시피

1. 식빵은 토스터기에 노릇하게 구워 줍니다.

2. 야채는 얇게 채 썰고, 계란을 풀어 섞어주세요.

3. 기름 두른 팬에 부어 구운 후

4. 식빵 위로 올려 케첩을 뿌려줍니다.


• tip

- 다 구운 식빵은 계란이 익는 동안 세워 두면 훨씬 바삭해져요.

- 야채는 최대한 얇게 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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