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깃국
마트에 갔더니 삶은 시래기를 팔고 있어요. 자고로 시래기라 하면 바싹 건조된 것으로 푹 삶고 겉껍질도 벗겨야 하는데 삶겨 있으니 정말 편리하겠더라고요.
금액이 조금 나가기 했지만 직장인 주부라는 좋은 핑계로 두 팩을 구매했습니다.
시래기와 우거지의 차이
시래기: 무청의 겉잎이나 무청을 말린 것 (시래깃국)
우거지: 배추의 겉잎을 말린 것 (우거지감자탕)
건조된 시래기와 우거지는 약 40분간 푹 삶은 후 겉껍질을 벗겨 사용하면 부드럽게 먹을 수 있어요.
주택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는 저는 꼭 해보고 싶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시래기 말리기, 곶감 만들기
물론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잘 만드는 분이 계시지만,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가 없는 저는 그저 로망 중에 하나로 품고 있습니다.
신랑과 종종 이야기를 해요.
주택에서 꼭 한 번 살아보자고.
그럼 신랑은 외곽지역으로 나가서 살자고 하는데
이게 또.. 도시를 떠나긴 싫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주택생활을 노래 부른 효과가 있는 걸까요? 내일이면 주택으로 이사를 갑니다.
제가 상상하던 마당과 텃밭이 있는 주택이 아닌, 8개월 정도 잠시 묵어야 할 곳으로 오래된 구옥으로 이사를 가요.
주택 대문에는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가 붙어 있는 곳으로 따뜻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집주인분들이십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집을 떠나 다시는 못 올 곳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그래서 거실 가구를 빼기 전, 사진 한 장을 남겨봅니다.
세수도 안 한 얼굴, 부스스한 머리, 잠옷차림으로 찍은 딱 한 장의 사진.
얼굴도 팅팅부어 진짜 못생기게 나왔는데도 이 사진. 마음에 드네요.(웃음)
시래깃국은 착한 가격에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기사식당이나 시장 안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양대산맥으로는 선짓국이 있는데 늘 뭐 먹을지 고민을 하게 돼요. 짜장이냐 짬뽕이냐의 수준으로 갈등이 온답니다.(웃음)
시래깃국은 먹고 나면 속도 뜨끈해지고 위에도 부담이 없어 어느 시간대에 먹어도 참 좋습니다. 공복인 아침에는 뜨끈하게, 배고픈 저녁에는 든든하게, 출출한 새벽에는 부담 없이 가볍게.
여기에 아삭하게 잘 익은 김치 하나면 남부럽지 않은 한 상이 완성됩니다.
입춘이 지났는데
오히려 더 추워진 것 같아요.
오늘만큼은 시래깃국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https://www.instagram.com/p/DE4DJ_qSwLJ/?igsh=djFjYzM3eTljb3Bn
• 재료
삶은 시래기 400g, 멸치 다시마 육수 1.5L, 대파 1/3대, 고추 2개
시래기 밑간: 다진마늘 2T, 된장 2T, 고춧가루 1T
간: 된장 2-3T, 국간장 2-3T
• 레시피
1. 시래기는 먹기 좋은 길이로 썰어줍니다.
2. 시래기에 밑간을 해두고
3. 대파, 고추를 어슷 썰어주세요.
4. 육수가 끓으면 시래기를 넣고 끓인 후
5. 대파, 고추, 추가 간을 맞춰줍니다.
• tip
- 된장, 국간장은 간을 보며 맞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