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떡볶이
요리를 안 하는 사람의 집에도 이것만큼은 꼭 있습니다.
‘소금’
소금을 난생처음 사러 갔을 때 종류가 뭐 이리도 많은지.. 도저히 뭘 사야 할지를 몰라 맛소금 하나를 사 왔습니다. 그런데 레시피를 보니 굵은소금이 필요한 거예요.
“소금이 거기서 거기지~”
…
결국 소금의 중요성을 깨닫고 마트로 갔습니다. (웃음)
천일염: 자연 그대로의 소금 (젓갈, 배추 절일 때 주로 사용)
꽃소금: 천일염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소금 (간 맞출 때 주로 사용)
구운 소금: 고온에 구워 부드러운 맛의 소금 (무침, 생채에 주로 사용)
맛소금: MSG를 추가한 소금 (요리의 감칠맛을 더해줌)
레시피를 적을 때마다 꼭 기록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소금은 간을 보며 조절해 주세요.’
간은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에요. 아무리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간이 안 맞으면 맛있다는 소리가 나오기 힘드니까요.
또한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입맛도 살짝씩 변합니다. 우리가 식당을 하는 것도 아닌데 항상 똑같은 맛을 낼 필요는 없잖아요.
나의 컨디션에 따라, 가족의 입맛에 따라 조금씩 조절해 봅니다.
나에게 집중하여 집밥을 만들다 보면 오늘 나의 에너지가 어떤지, 기분이 어떤지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리는 단순한 집밥이 아닌 채움의 집밥이 되는 거죠.
간을 잘 맞추는 사람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에요.
요리를 자주 하다 보면 간을 한 번에 맞추게 되는데 그럴 때는 아주 짜릿합니다. 그런데 가끔 간을 못 맞출 때도 있어요. 그런 날은 끝까지 못 맞추더라고요. (웃음) 왜냐면 혀가 마비가 되거든요. 아무리 맛을 봐도 이게 짠 건지 싱거운지 알 수가 없어요.
신혼 초에 미역국을 끓였는데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엄청 짜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한 번 짠맛에 노출되니 혀가 마비되어 계속 싱겁게만 느껴지는 거예요. 이후 나름대로 간을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신랑이 한 입 먹더니 오만상을 찡그리면서 삼키더라고요.
“이 정도면 바닷물로 만든 거 아니야?”
그제야 소금미역국이 된 걸 알았어요.
제가 엄청 짜게 만든 요리가 미역국 말고도 한 번 더 있었어요. 바로 신0떡볶이.
신0떡볶이를 좋아해 만들어 봤는데 정말 단단히 잘못된 겁니다. (웃음)
신랑이 한 입 먹더니 이제는 그릇을 옆으로 밀어버렸어요. 보통 신혼 초에는 맛없어도 맛있다고 해주지 않나요?
매정한 사람..
그래도 신랑 덕에 간은 잘 맞추게 되었어요.
버터를 사용했는지, 올리브유를 사용했는지 그 미세한 차이까지 느끼더라고요. 그 뒤로 신랑의 피드백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웃음)
신0떡볶이는 우리 사 먹기로 하고, 집에서는 즉석 떡볶이를 만들어봅시다.
이왕이면 떡은 가래떡으로 구매하고, 당면만두는 꼭 필수로 준비해 주세요.
• 재료
가래떡 1 봉지
어묵 1 봉지
양배추 3장
양파 1/2개
대파 1/2대
멸치 다시마 육수
양념장: 고춧가루 1컵, 설탕 1컵, 고추장 2/3컵, 간장 1/2컵, 물 1/2컵
추가재료: 당면만두, 삶은 계란
• 레시피
1. 채소와 어묵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줍니다.
2. 양념장을 만들어주세요.
3. 냄비에 채소를 갈고 어묵과 떡을 올려줍니다.
4. 채소가 잠길 만큼 육수를 붓습니다.
5. 양념장을 넣어 보글보글 끓여주세요.
6. 삶은 계란과 구운 당면만두를 곁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