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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수록 손해보는 사회

생산성 밴드왜건의 문제점

by 생각하는뇌 Mar 23. 2025

3줄 요약 : 

기술 발전이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생산성 밴드왜건' 이론은 현실과 괴리가 있음.

세계적으로 부는 증가했지만, 임금 상승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소수의 부유층이 부를 독점하는 현상이 심화됨.

 AI 혁명 등 기술 발전의 이익이 불균형하게 분배되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삶, 특히 생존을 위한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함.



 생산성 밴드 왜건(productivity band wagon)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브런치 글 이미지 1

 아마 밴드 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에 대해서는 들어봤을 것이다. 악단이 노래부르는 마차를 따라가는 것처럼 사람들이 다수가 한 선택을 똑같이 모방한다는 효과. 생산성 밴드 왜건도 분야는 다르지만 비슷한 의미이다. 사회에서 기술이라는 마차가 앞서가면 생산성이 따라오고, 임금 상승도 같이 따라와서 사회 전체가 함께 이득을 보는 행렬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 말이 맞을까?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은 그들의 책 <권력과 진보>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권력자들의 결정 -> 기술 발전 -> 생산성 -> 임금 상승에서 각 '->'단계가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원인 결과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상세한 내용을 책에서 읽어보면, 24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두 분인 만큼 꽤나 설득력 있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위대한 두 분의 입장에도 검증을 한 번 하고 싶었다. 정말 두 명이 옳은걸까? 오히려 우리는 기술 발전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게 아닐까? 그래서 간단하게 두 가지를 알아보았다. 우리 사회 전체의 부와 임금의 상승량. 만약 사회 전체의 부가 크게 늘었는데 평균 임금이 그에 비례해서 올라왔다면, 그분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실제로 최저 임금도 올해부터 10000원이 넘으니까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1. 전세계의 돈

브런치 글 이미지 2

 먼저 전세계의 돈은 얼마나 많아졌는지 확인해 보았다. 맥킨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20년까지 전세계의 시장 가치는 3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세계의 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부채도 따져야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식이나 펀드같은 financial assets이 증가하는 만큼 전세계의 부채도 함께 증가했다.


 그래서 실제로 전세계의 돈은 부동산과 같은 real assets의 증가량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 값은 국가마다 편차가 꽤 있지만, 오랫동안 저성장이던 일본의 12% 상승을 제외하면 미국은 122% 증가, 중국은 150% 증가하였다. 미국과 중국이 전세계 부에 차지하는 비율이 큰 만큼 아무리 많이 잡아도 2.2배~2.5배 정도로 잡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우리나라도 한국부동산원「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2022년 집값이 2000년에 비해 128% 증가했으니, 얼추 비슷한 수치다.


2. 내가 받는 임금


 그럼 반대로 임금은 얼마나 올랐을까?

출처 : 매일경제신문(https://www.mk.co.kr/news/world/9980640)출처 : 매일경제신문(https://www.mk.co.kr/news/world/9980640)

 평균임금은 그 추이가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래프를 보면 대한민국은 확실히 2배 이상 증가한 것 같지만, 사실 2000년도에 다른 국가에 비해 너무 낮았다. 그래서 초기의 높은 상승폭에도 불구하고 현재 평균임금 상승률은 22년에 2.7%, 23년 1.4%, 24년 2.0%로 상당히 성장이 더디다.


 그런데 임금만 오르진 않았다. 물가도 올랐다. 2000년에서 2020년 기준으로 약 1.58배 정도. 24년 기준으로는 1.8배에 가깝다. 이 물가를 고려한 임금을 실질임금이라고 하는데, 2021년부터 최근 4년간 실질임금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물론 극단적인 사례(짐바브웨는 22년에 269% 인플레이션이었다)보다는 훨씬 낫지만, 월급을 거의 50번은 받았을 기간 동안 돈을 계속 잃고 있었다니. 용납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랑 경제 구조가 비슷하다는 일본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지수는 2000년부터 20년 동안 매해  평균 2.7%씩 상승했다. 우리나라랑 조금 많은 정도. 그러나 같은 기간 평균임금 상승률은 0.4%에 불과했다. 즉 매해 -2.3%씩 손해를 보는 것과 같다. 대학교 졸업 후 90% 이상이 바로 취직하는 일본인의 근면성실함을 생각해보면 정말 안타깝다.



2-2. 내가 받는 임금은 평균인가?


 그런데 이 평균 임금이라는 것도 내가 받는 돈이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평균'이라는 말에는 그 분포가 어떠한지는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로가 임금, 세로가 인구 수로 가정했을 때의 예상 그래프가로가 임금, 세로가 인구 수로 가정했을 때의 예상 그래프

 왼쪽 그래프와 같이 평균과 중앙값, 최빈값이 같다면 그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일 것이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비슷하게 있고 대부분의 사람이 평균에 있으니까. 그러나 현실은 오른쪽에 조금 더 가깝다. 극소수의 부자들이 차지하는 부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평균은 중앙보다 오른쪽으로 치우친다. 동시에 최빈값은 중앙값보다 왼쪽으로 기운다.


 즉 실제 현실에서는 반 이상이 평균보다 못 받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2년 12월 대한민국의 임금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353만원, 중위소득은 267만원이었다. 중앙값이 평균보다 작은 것은 오른쪽 그래프처럼 우리나라의 반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평균보다 못 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과장 조금만 보태서 만약 당신과 당신 주변이 평균보다 많이 받고 있다면, 당신은 어떠면 상위 10% 안에 드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2025년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가는 13억 8,289만원이었다. 23년 3월에 순자산 10억만 있어도 상위 10%에 속했으니, 만약 서울에 집과 차가 있다면 당신은 상위 10%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이렇게 소수의 부자들이 평균을 끌어올리는 양극화 현상은 우리나라의 것만이 아니다. 미국의 부는 상위 10%가 2000년에 전체의 67%를 차지했는데, 2019년에는 71%로 증가했다. 반대로 중하위 50%가 차지하는 부는 1.8%에서 1.5%로 감소했다. 물론 미국은 상위 10% 부자가 너무 넘사벽이라 그런 것도 있다.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국에서는 상위 10%의 부가 48%(2000) -> 67%(2015)로 늘었고, 중하위 50%의 부는 14%->6%로 급감했다. 빈익빈 부익부, 그 말이 어떻게 맞는지는 몰라도 일단 사회적인 통계는 그것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3. 아직 양극화는 끝난게 아니다


 결국 두 노벨상 수상자가 옳았다. 생산성 밴드 왜건은 없었다. 최근 AI 혁명이 온갖 물건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우리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빠졌다. 실질 임금은 줄었고 부자들만 더 배불러졌다. 거기에 AI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정은 정말 우리가 내린 것이 맞을까? 지금 AI를 활용해 가장 이득을 보고 있는 곳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쩌면 열심히 우리 할 일을 할수록 더 손해보는 것은 우리일지도 모른다.


 <토끼와 거북이>에서 거북이는 토끼가 자는 사이에 열심히 코스를 다 돌았다. 그런데 어쩌면 토끼는 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미 수십 바퀴는 다 돌고 편하게 누워서 자고 있는동안 거북이가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돈을 잃고 있을지도 모르는 지금의 현실처럼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앞으로 더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 - 더 정확히는 어떤 삶이 '살아남을지', 더 깊이 고민해봐야 해야할 것이다.






참고 문헌 :

맥킨지 연구 결과 :https://www.mckinsey.com/industries/financial-services/our-insights/the-rise-and-rise-of-the-global-balance-sheet-how-productively-are-we-using-our-wealth#/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41782271https://www.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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