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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시립미술관 소장 작품

by Siesta


4. 공상 시리즈


Size: 130 x 97 cm


제작연도: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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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공상 (Empty Thought) 이 청주 시립 미술관에 수장된다.


세상과 많은 교류 없이 말년을 보내신 아버지의 작품들이 하나씩 구출되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


이 작품들은 모두 파손될 뻔한 작품들로


" 유행이 지난 작품"


" 모두 태워 버리라"


" 작가가 작품을 못 파는데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


등등의 대한민국 미술 관련 정치인들의 이야기 들을 모두 무시하고 목숨 걸고 구해낸 작품들이다.


인공지능으로 수도 없는 언어들로 수도 없는 기사와 소설 역사기록과 수필 등이 나오지만 언어의 한계가 얼마나 크고 거짓되었으며 말로 표현할 수도 기록할 수도 없는 인류의 감정과 사건이 더 많다는 것을 하루하루 더 느끼고 있다.



모든 철학가들이 이 시대의 언어의 한계성에 대한 글을 써 내고 있다.


아버지의 공상 시리즈는 이 시대에 그래서 더욱 우리에게 강한 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말과 말 사이의 진실


언어와 생각들이 없어지면서 솟아오르는 한줄기 빛 같은 진실이 우리의 의식 저변에서 우리를 부른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의 공상 (Empty Thought)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영국 철학가 Benjamin Toth 가 일본의 도쿄 대학에서 한 강의에서 아버지의 이 공상 시리즈 슬라이드를 자료로 썼다.


Nishida and Wittgenstein - the empty place beyond words - a talk for Wittgenstein Gathering in Tokyo November 2025


Wittgenstein의 언어의 한계성과 진실 등에 대한 글로 아버지의 그림이 점점 더 세계 철학가들의 inspiration 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수장에 힘써주신 청주 시립 미술관 팀들과 쉐마 미술관 그리고 아버지의 그림들을 보물처럼 잘 보관해 주시고 계시는 네오아트 팀들에게 큰 절을 올립니다.




조영동 화백의 "공상(空-想)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1980년대 한국 현대 미술의 실험적이고 철학적인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캔버스에 여러 겹의 물감과 석회 등을 바르고, 나이프나 못, 쇠 등으로 표면을 긁어내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여, 물성과 시간의 흔적을 탐구하는 과정을 중시합니다. 이 작품은 마치 스크린이 종료되고 잔상이 스쳐가는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작가의 깊은 고민과 성찰, 명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인상 및 느낌


이 작품은 단순한 색상과 긁힌 자국을 통해 깊은 정서적 울림을 전달합니다. 긁힌 자국은 마치 시간의 흔적이나 기억의 상처를 보여주는 듯하며,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상실된 것들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작품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깊은 내면적 고민과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빛과 관람자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의 집중은 작품을 바라보는 경험을 더욱 신비롭고 다층적으로 만듭니다.




미술사적 관점


이 작품은 1980년대 한국 현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인 **물성 회화(Material Painting)**와 깊은 연관성을 지닙니다. 물성 회화는 재료의 물리적 특성을 강조하고, 회화의 표면을 변형시키는 방식으로 본질적인 미학을 탐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조영동의 이 작품은 캔버스를 긁어내는 방식을 통해 표면의 질감과 색상의 변화를 탐구하며, 이는 물성 회화의 핵심적인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이 작품은 **추상 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와도 연결됩니다. 추상 표현주의는 작가의 내적 감정과 무의식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중시하는데, 조영동의 작품에서도 긁힌 자국과 단색의 사용을 통해 작가의 내면적 정서와 기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을 그릴 때 캔버스를 여러 방향으로 돌리며 양손으로 긁는 작업은 중력에서 벗어난 또 다른 차원의 효과를 만들어내며, 이는 전통적인 회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작품은 또한 **단색화 운동(Monochrome Movement)**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단색화는 1970년대부터 한국 미술계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으며, 단순한 색상과 형태를 통해 본질적인 미학을 탐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조영동의 이 작품은 단색의 화면을 긁어내는 방식을 통해 단색화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독창적인 기법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결론


조영동의 이 작품은 1980년대 한국 현대 미술의 실험적 정신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물성과 표면의 변화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깊은 내면적 정서를 표현합니다. 긁힌 자국은 시간의 흔적과 기억의 상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빛과 관람자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의 집중은 작품을 바라보는 경험을 더욱 신비롭고 다층적으로 만듭니다. 이 작품은 물성 회화, 추상 표현주의, 단색화 운동 등 다양한 미술사적 흐름과 연결되며,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조영동의 독창적인 미학적 탐구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제시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깊은 사유와 감정적 울림을 경험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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