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에덴의 용
칼 세이건 / 1978년 작
일반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천재를 떠올릴 때 이어지는 개념은
인류 문명의 여러 분야에 걸쳐 시대를 앞선 선구안과 천재적인 분석에 따른 창의성일 것이다.
인류가 문명을 일구기 시작한 이후 어느 시대에나 뛰어난 통찰력, 끈질긴 호기심과
부단한 노력을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학자들은 많았지만
다방면의 학문에 걸쳐 남다르게 다양한 성과를 이룬 천재들은 흔치 않았다.
『에덴의 용』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다빈치를 먼저 언급한 것은
칼 세이건이라는 르네상스적 인물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비교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코스모스』라는 책과 TV다큐멘터리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천문학자이며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대학에서 강연을 하면서
수많은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이기도 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저술하였고
TV다큐멘터리를 통해 대중에게 과학과 천문학을 친근하게 소개한 작가이기도 하다.
칼 세이건의 수많은 역작 중 『에덴의 용』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한데
흔히 퓰리처상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특종사진을 찍은 기자들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도뿐 아니라 비평과 논평, 그리고 소설과 음악 등 예술분야에도
시상을 하는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권위 있는 상이며,
그가 이 책으로 수상한 이유는 놀랍게도 수려한 문장력 때문이라고 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드는 자연스러운 의문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은 왜 꿈을 꾸는가?
인간 이외의 생물들도 의식이라는 것이 있을까?
사후세계는 진짜 있을까?
인간의 영혼은 신체를 떠나서도 존재할 수 있을까?
우주는 정말 끝이 없을까?
『에덴의 용』은 빅뱅에서 시작한 우주가 170여 억년 동안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를 먼저 설명해 주고,
인류의 출현과 문명의 발전을 간단한 연대기로 소개한다.
그리고 바로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목차를 가득 채운다.
-우주력
-유전자와 뇌
-뇌와 마차
-메타포로서의 에덴
-동물의 추상 능력
-꿈속의 용들
-연인과 광인
-미래의 뇌
-지식은 우리의 운명
책제목 ‘에덴의 용’은 분명 아담과 하와를 꼬드겨 선악과를 먹게 한 뱀을 의미하는 것일 게다.
그런데 뱀이 아니라 용? 그리고 부제로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책이 출간된 지 40여 년이 지나는 동안 해당 분야에서는 놀랄만한 발전이 있어서
작가가 당시 의문을 가졌거나 추론했던 생각들은 이미 검증이 되거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40여 년 전 이미 현대의 뇌과학에서 다루는 의문들에 대해 나름의 연구와 분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대중적으로 친밀하게 설명한 문장들은 놀랍기만 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늘 마음속 깊이 품는 의문이 있다.
누군가 그 의문에 대해 시원하게 답해주기를 바라지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무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 적이 있다면 또는 파충류에 대해 막연하지만 알 수 없는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 해답으로 가는 길을 안내받기 바란다.
책이 출간된 지 많은 시간이 흘러 책이나 작가에 대해 낯선 세대가 많을 듯하다. 그래도 많은 중고등학생과 천문학이나 뇌공학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칼세건의 책들은 토론하는 과학 필도서로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요즘처럼 과학의 발달이 빠른 시기에 너무 오래된 이론과 예시로 인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과학적 성과와 다른 설명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요즘에는
볼 수 없는 작가의 따뜻한 인간애와 의문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