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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선택적 신앙생활(?)
난 아직도 엄마가 필요하다.
by
낮은소리
Feb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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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고향집에 다녀왔다.
차가 막힐까 봐 동이 트기 전 출발했더니
다행히
서해안 고속도로는 운전하기 알맞은 정도의 차량행렬이라
규정 속도를 지켰는데도 불구하고 대략 한 시간 20여 분 만에 고향집에 도착을 하였다.
나는 엄마에게 거의 매일이다시피 밤새 안녕하셨는지? 아침마다 전화로 안부를 묻고 있지만. 때로는
가믐에
콩 나듯 계획에 없던 고향방문으로 서프라이즈~ 잠시나마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리기도 한다.
.
엄마는 갑자기 전화 한 통 해놓고 들이닥친 딸내미를 위해
주일예배도
불참하시고
이른 아침부터 정성 가득 따뜻한 밥을 해놓고 찌개를 끓이고
반찬을
차려놓고
기다리셨다
.
딸내미를 위해 선택적 신앙생활을 하시는 센스쟁이
~ㅋ
잠시 엄마품에 안겨 코를 벌름버거며 킁킁댄다.
우리 엄마만의 고유한 특유의
푸근한
냄새를 맡으면 어느 사이 평온함과
안정감이
드는데, 엄마는 이른 새벽부터 침대이불도 갈아놓고, 집안 창문도 열어 환기도 시키고 본인의 옷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셨다 한다. 혹여나 노인네 냄새가 날까 봐 걱정하신 모양이다.
항상 막내딸이 아직도 일을 하고 있는 걸 안타까워하시기도
하시며,
아프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신다.
.
"엄마 다 이렇게 살아요~ 어쩌면 이 나이까지 일할 수 있는 게 행운일지도 몰라 ㅎㅎ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속 보이는 뻔 한 말로 엄마를 위로해 드린다.
사실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내 안의 에너지가 바닥을 칠 때,
굳이 힘든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안 해도 엄마얼굴과 냄새만 맡아도 크게 위로가
된다
.
언제나 그렇듯 내게 늘 따뜻하고 부드러운 눈빛과 수많은 이해의 손길로 맞아주시니
더욱더 애틋하기만 하다.
언제나 변함없는 감정선을 가지고 나를 대하시는 너그럽고 따스한
엄마!
아마 이런 배려는 막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급혜택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귀도 어두워 얼마 전 보청기까지 하신 누가 봐도 백발의 늙으신 할머니!
나의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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