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따위. 가족 여행은 언제나 옳다.
우리 가족은 여름과 겨울 가족여행을 떠난다. 여름 여행을 다녀와서 겨울을 계획하고, 겨울 여행을 끝내며 여름을 계획한다. 지난겨울 양양을 다녀온 직후 정한 여름 행선지는 도쿄였다.
한 여름, 더위와 습도에도 불구하고 도쿄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역대급 엔저로 지금 안 가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고야를 여행하며 일본 음식에 눈을 뜬 아이의 영향도 있었다. 미리 여행을 계획한 우리는 '이제 3개월 남았네.", "이제 일주일 남았네."라며 여행의 설렘을 마음껏 누렸다.
7년 전에도 도쿄를 방문했지만 유모차를 끌고 다니느라 유명하다는 맛집은 시도할 생각도 못 했다.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은 맛집을 각자 한 곳씩 정했다. 더위 속 긴 웨이팅도 있었으나 모두 성공했다. 그중에서도 갓 지은 밥의 정수를 볼 수 있었던 '고항야 잇신'과 카이센동으로 유명한 '츠지한'은 우리 가족의 탑픽이었다.
스타트업 창업자로 살다 보니 가족보다 회사가 우선이 될 때가 많았다. 가족의 이해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끔 인생을 빠르게 감아 마지막 순간으로 가보곤 한다. '나는 어떤 것을 가장 후회할까?' 자문해 보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지 못한 것이라고 할 것 같다.
여행은 가족과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 밀도가 때로는 다툼이나 서운함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여행만큼 가족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일상에서는 흔치 않다.
아이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여행 중 어디가 최고냐고. 답은 늘 같다.
"이번 여행."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최고라는 아이. 여행하면서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제법 엄마 아빠를 배려할 줄도 아는 모습을 보며 많이 컸음을 실감한다. 빠르게 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시간의 바지춤이라도 잡고 싶다. 사춘기가 오고, 어느새 성인이 되어 독립할 모습을 상상하니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한 여름 도쿄의 푹푹 찌는 더위 따위 대수인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최고인 것을. 이번 여행도 우리에게는 최고의 여행이었다.
8월의 시작과 함께 4박 5일로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확실히 낮에는 서울보다 뜨겁더군요. 낮에는 실내 위주로 다녔고 저녁에는 해가 빨리 져서 그런지 야외도 거닐만했습니다. 다행히 건강하게 여행하고 재충전하여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