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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Aug 16. 2024

루틴이 이래서 무섭습니다

올해 들어 꾸준히 해 온 두 가지 아침 루틴이 있다.


헬스장 30분 운동, 그리고 일과 시작 전 30분 글쓰기이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거의 빼놓지 않고 해 왔다. 처음보다 어렵지 않게 할 정도로 제법 습관이 되었다. 이 기간 몸은 10년 전 정상 몸무게로 돌아왔고, 브런치를 시작하고, 첫 번째 브런치북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다 루틴이 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5일 간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이다.


지난 글에 쓴 것처럼 4박 5일 도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하는 동안 아침 루틴을 쉬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침 운동과 글쓰기를 다시 하는 게 그렇게 힘들 수가 없다. 고작 5일 쉰 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어깨 운동 시 6~8kg 덤벨을 사용하는데, 가볍다 느꼈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진다. 글쓰기는 더 하다. 글감은 떠오르지 않고, 진행이 느리다. 수개월 간 그렇게 용감하게, 열심히 쓴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이다.



한 번 깨진 루틴을 회복하는 건 몇 배의 에너지가 들어간다.


휴가를 다녀온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직 이전의 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운동보다 글쓰기는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몸 근육보다 글쓰기 근육을 유지하는 게 더 힘든 것이었다. 어느 위대한 작가가 왜 원고지 20매씩 매일 썼는지 이해가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매일 원고지 20매씩 썼다. 글이 아무리 안 써지는 날도.



루틴이 이래서 무서운 거구나.


이번주 브런치 연재를 쉴까 생각도 했지만, 한 번 놓으면 습관이 될 것 같다. 좋은 결과물을 내려는 생각보다는 짧은 글이라도 완성해 발행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새삼 루틴의 위력을 실감한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일들이 루틴이 가져다준 관성이 작용한 것임을 알게 됐다. 휴가나 출장 등 일상을 벗어났을 때에도 루틴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더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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