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3

유럽대륙, 7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이번 이탈리아 여행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는 대신 아침을 먹고 집에서 나가서 낮 시간 구경을 하고, 저녁 먹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움직였다.


그래서 아침과 저녁은 숙소 근처에 있던 쿱마트(Coop)에서 아침용 시리얼, 우유, 과일, 계란과 저녁용 고기, 파스타, 다양한 소스 등을 구매해서 요리를 해 먹었다.

외부인이 많은 관광지에 비해서 약간 떨어진 숙소 주변은 현지인이 많이 살았고,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마트를 가도 한국인, 아니 동양인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한국식 얼큰한 맛이 당겨서 시내에 있는 아시아 마켓에서 한국 라면을 사서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이탈리아식으로 먹었는데, 숙소 주인이 이미 갖추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의 집에 있을 법한 조리도구들과 다양한 양념을 활용해서 음식을 해 먹으니 분명 제대로 된 현지식을 외식하는 대신 우리가 어설프게 이탈리아식을 흉내 낸 음식을 해 먹는 있는데도 관광지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낯선 곳에 와서 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파스타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스파게티 외에도 다양한 모양의 파스타면이 있다더니 일반 마트에만 갔는데도 종류가 많았다.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고 싶었지만, 다 먹지 못할 경우 또 다른 짐이 될걸 알아서 한 가지 면종류를 다 먹고 나면 다른 면 종류를 시도해 보는 식으로 궁금증을 해소했다.


원래도 커피를 좋아하고 에스프레소를 잘 마시는 남편인데 다시 찾은 로마, 그것도 숙소 주변의 작은 카페에서 또 한 번의 인생 커피를 마셨다.


신혼여행 중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에서 별 기대 없이 주문했던 에스프레소가 그동안 마셔본 어떤 에스프레소보다도 맛있고 심지어 금액도 1유로라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에게는 특히나 더 천국 같은 이탈리아였기 때문에 다시 이탈리아 여행을 결정하면서 남편이 제일 기대했던 건 역시 커피였다.


로마 관광지 쪽으로 나가기 위해서 트램 정류장 쪽으로 향하는데 작은 카페에 동네 주민들이 둘러서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이탈리아의 아침 하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에스프레소를 훌쩍 마시고 떠나는 주민들의 모습에 남편이 홀리듯이 들어가서 주문하니 할아버지 바리스타가 익숙한 손길로 금세 에스프레소를 내려줬다. 먼저 향을 맡고 맛을 보자마자 행복해 보이는 남편의 표정에서 맛이 있구나를 바로 알 수 있었고 계산할 때 가격이 0.8유로라는 착한 금액을 알고 나도 더 행복해졌다.


이탈리아에서만큼은 커피 마시는데 돈 아끼지 말고 실컷 마시라 해서 로마에서 가장 오래됐고 유명한 카페 그레코에서의 커피도 마시고, 새로 뜨는 맛있는 에스프레소 집도 검색해서 갔지만 남편은 할아버지가 내려준 에스프레소의 맛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한다.



남편이 이탈리아에 다시 가면서 기대했던 게 1일 1-2 에스프레소였다면 나는 1일 1 젤라또였다.

신혼여행 때도 이탈리아 3대 젤라또 집 두 곳인 판테온 근처의 졸리티(Giolitti)와 바티칸 앞의 올드 브리지(Old bridge)에서 젤라또를 먹으며 달콤한 디저트에 행복해졌는데 정작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지점을 낸, 테르미니 역 앞 지파씨(G.Fassi)에는 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3곳 중 한 젤라또 집에 가서 각 젤라또 집의 시그니처 맛 포함 3가지 맛을 사 먹으며 매일매일이 행복했다. 젤라또 하나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 그 시간이 감사했다. :)

keyword
이전 08화이탈리아, 로마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