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체스키크룸로프

유럽대륙, 다시 11번째 나라, 3번째 도시

by 해피썬

프라하에서 두 번째로 간 체코 국내 당일치기 여행지는 체코의 동화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체스키크룸로프(Cesky Krumlov)이다.


체스키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 버스로 3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도시인데 워낙에 작은 마을이라 당일치기로 가도 충분히 도시를 구경하고 돌아올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프라하와 함께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새해가 되고 한동안 계속 흐린 날씨였는데 우리가 체스키크룸로프에 가던 날은 오래간만에 햇살이 좋은 날이었다.

보통 빨간 지붕의 유럽 건물들은 해가 쨍하고 맑은 날 봐야 더 아름다워 보이는데 마침 빨간 지붕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체스키크룸로프를 갈 때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먼저 체스키크룸로프 성을 향해서 걸어갔다.

이 성에는 명물인 곰(!) 이 있는데 성을 들어가는 다리 아래쪽에 있다고 해서 우리도 찾아보려고 까치발까지 들고 봤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곰이 있고 없고는 사실 별거 아닌 건데 우리는 전망대를 올라가면서도 "곰이 있는데 구석에 숨어있어서 못 본 거다", "겨울이라 추워서 잠시 다른 곳으로 옮긴 거다"라고 부부 대토론이 시작됐고 나오는 길에도 안 보여 드디어 남편이 내 의견대로 없는 게 맞다고 동의했을 때는 마치 승자가 된 기분까지 들었다.


성 안으로 들어왔을 땐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체스키크룸로프를 검색하면서 많이 보게 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전경 사진이 아름다워서 이곳으로의 여행을 결정한 만큼 성 안 건물들은 성탑의 1층 정도만 살짝 둘러보고 바로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사진으로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블타바 강을 테두리 삼아 그 안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빨간 지붕의 집들이 햇볕을 받아 더 쨍한 빛을 발하니 내가 꼭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예쁜 동네에 살면 오르막을 싫어하는 나도 매일 전망대에 올라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수시로 동네 산책을 하고 몸도 마음도 여유로워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그곳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동네를 둘러보려고 아래로 내려왔다.

유럽의 동네에는 성당이 꼭 하나씩 있는데 체스키크룸로프에도 성바투스 성당이 있어서 들어가 보고 아기자기하게 예쁜 라트란 거리를 걸었다.


이 아름다운 동네에서 한 가지 불만족스러운 게 있었으니, 바로 화장실이다.

휴게소나 공원에도 화장실이 잘 되어있고 무료인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50센트-2유로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무료인 화장실을 돈 주고 이용하려니 적은 금액임에도 아깝게 느껴져서 보통은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고 그곳의 화장실을 사용한다.

체스키크룸로프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일부러 카페에 들러 애플사이다와 라임민트소다수를 산 후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니 자기네는 화장실이 없고 공용 화장실을 돈 주고 이용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아.. 화장실을 갈 수 있냐 먼저 물어보고 음료를 살걸..

일부러 가까운 화장실을 지나 조금 걸어야 하는 카페를 검색해서까지 간 건데 음료값은 음료값대로 내고, 화장실 이용료는 이용료대로 따로 내려니 속이 쓰렸다.


심지어 음료도 그렇게 맛있지 않아 괜히 멀리까지 찾아갔다는 후회가 됐지만 화장실을 이용하고 돌아가는 길, 원래는 우리가 가지 않았을 곳의 골목 사이사이를 걷다 보니 이 풍경을 보게 된 값이라는 생각에 화장실 이용료가 덜 아까워졌다.



다시 프라하로 돌아가기 전에는 이곳을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블타바강을 따라서 산책을 했다.

강 옆으로 쭉 이어져있는 색색의 낮은 집들과 강가에 있는 나무들이 물에 투영돼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고, 햇살 아래 겨울임에도 날씨가 따뜻해서 입에서는 "동화마을 같다", "예쁘다"라는 감탄이 계속 나왔다.

마지막까지 왜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고 동화마을이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되는 풍경을 보면서 기분 좋게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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