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3

북미대륙, 2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우리 부부가 세계 일주를 하면서 중요하게 챙겼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안전이다.

안전하고 건강해야 여행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하면서 신이 나서 흥분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위험할 것 같은 일들은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중에 하나가 밤거리가 위험한 것으로 유명한 도시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시간까지만 돌아다니고 귀가하는 것이었는데 미국 뉴욕이 바로 그런 도시에 속해있고 특히 더 악명 높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야 했던 만큼 늦어도 8시에는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뉴욕에서의 외식은 주로 낮에만 했는데 이때만큼은 평소 건강을 이유로 조절하던 미국식 패스트푸드를 원 없이 먹게 됐다.



뉴욕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먹었던 쉐이크쉑버거, 일명 쉑쉑버거의 1호점에서 원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 매디슨 스퀘어 파크(Madison Square Park)로 향했다.

공원 안에 있는 1호점은 사실 테이크아웃점에 가까워서 실내공간은 메뉴를 주문받고, 만드는 스텝들이 머무는 공간이고 손님들이 식사를 하는 공간은 야외 좌석으로 되어 있다. 항상 사람이 많다는 이곳도 겨울엔 추워서 웨이팅이 별로 없겠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우리도 서둘러 본점을 원조 맛을 느끼기 위해서 쉑쉑버거가 유명해지는데 한몫을 한 바닐라쉐이크와 함께 버거세트를 주문했다.

공항에서 먹을 때부터 쉑쉑이 내 입맛에 많이 짜다 느꼈는데 쉐이크와 버거의 콤보도 콜라와의 콤보보다 특별히 맛있지 않아 아쉽게도 나에겐 미국 3대 버거 중 최하위를 차지하게 됐다.



뉴욕의 길거리 음식에서 전 세계 프랜차이즈까지 낸 할랄가이즈도 먹으러 갔다.

할랄가이즈가 뉴욕현대미술관(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앞에서 판매되고 있어서 MOMA 무료입장이 되는 날(코로나 이후 뉴욕 시민만 무료입장이 되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 할랄가이즈로 점심을 먹고 미술관 구경을 하기로 했다.

맛이 어떨지 몰라 할랄가이즈의 메인 메뉴인 기로스는 한 접시만 시키고 웬만하면 맛이 없을 수 없는 치킨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기로스는 소고기로 주문했는데 양이 진짜 많아서 둘이서 이것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였는데 한국 기준으론 맵찔이지만 외국에선 맵부심이 있는 한국 사람답게 매운 소스를 양껏 뿌렸는데 나중에는 너무 매워서 콜라로 계속 매운 기를 가라앉히면서 먹어야 했다.

할랄가이즈는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가끔 이 맛이 생각났는데 한국에도 매장이 생겨서 생각날 때 한 번씩 사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은 이미 한국에 매장이 많이 생겼지만 처음 성수동에 생겼을 때는 새벽부터 줄을 섰던 블루보틀도 다녀왔다. 911 테러 메모리얼(The National 9/11 Memorial)을 가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보며 마음속으로 추모하고 천천히 그 주변을 걷다가 우연히 블루보틀의 상표 그대로 파란색 물병 모양의 로고를 발견해서 들어가게 됐다.

남편은 블루보틀의 시그니처 메뉴를 먹고 난 커피를 마시지 않는데 블루보틀은 커피 외 다른 음료가 맛있진 않다 해서 사과주스를 시켜 먹었다.

남편은 커피가 맛있어 좋았다고 했음에도 커피 메뉴만 맛있는 매장은 정말 남편이 꼭 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아니면 커피를 안 먹는 나 때문에 잘 가지 않아 한국에 블루보틀 매장이 더 많이 들어온 후에도 잘 안 가게 되는, 적어도 나에게는 매력 없는 카페로 기억에 남는다.



이 외에도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에 나왔던 피자집과 비슷한(같은 지점은 찾지 못했다.) 피자집에서 미국 사람들처럼 페퍼로니 피자를 시켜 먹고, 뉴욕의 유명한 음식 중 하나인 베이글을 맛보며 이곳에 오기 전에 미국 원조의 맛이 궁금했던 것들을 하나씩 도장 깨기 하듯이 맛보았다.



우리가 도장 깨기 한 건 음식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뉴욕 1편미국, 뉴욕 2편에서 갔던 뉴욕의 랜드마크나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뉴욕의 장소들 외에도 뉴욕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최대한 많이 다녀보았다.

뉴욕의 상징 건축물 중 하나인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 Bridge)를 걸어서 넘어가 보고 뉴욕에 오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포토스팟인 덤보(Dumbo)의 건물 사이 브루클린 브리지가 보이는 풍경에서 사진도 찍고, 기차역일 뿐인데도 유명해서 기차를 타지 않는 사람도 많이 찾는 뉴욕 센트럴 스테이션(New York Central Station)도 구경하는 등 저녁을 먹으러 숙소로 돌아가기까지 매일 하루 2만 보에 가까운 걸음을 걸으며 샅샅이 구경하고 다녔다.



뉴욕 여행을 하면서 아쉬운 건, 날이 따뜻할 때 푸릇푸릇한 센트럴파크를 걷는 것 하나를 남긴 채 뉴욕에서의 여행도 좋은 추억을 남기며 잘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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