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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Oct 22. 2024

몰디브, 마푸시섬 2

아시아대륙, 7번째 나라, 1번째 도시

몰디브에선 제대로 휴양을 즐겼다.


먼저, 우리 숙소에서 걸어서 3분이면 갈 수 있는 투어리스트 비치에서 물놀이를 했다.

몰디브, 마푸시섬 1편에서 간단하게 언급했는데 신혼여행지이자 휴양지로 유명한 몰디브는 놀랍게도 무슬림 국가이다.


리조트 섬은 어차피 현지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고 대부분 독채로 프라이빗 비치가 주어지니 따로 제한이 없는 듯하지만, 마푸시섬을 비롯한 현지 섬에서는 수영복을 입고 수영할 수 있는 투어리스트 비치 등 관광객들을 위한 예외 적용 구역이 따로 있다.


그나마 우리가 지냈던 마푸시섬의 투어리스트 비치는 꽤 넓은 편이라 호텔에서 빌린 스노클링 장비로 물놀이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물놀이에 지치면 나무 그늘 아래 설치된 썬 배드에 누워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씩 마시며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몇 해 전 선교를 위해서 갔던 탄자니아의 바다가 그동안 내가 본 아름다운 바다 1순위였는데 몰디브를 본 후로 그 순위가 밀렸다.


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소다맛 아이스크림색 바다를 바라보면서 몰디브의 인기가 이해가 됐다.



낮에 한참 더울 때는 호텔 직원과 체스를 두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장기만 둘 줄 알지 체스는 룰도 몰랐던 나는 주로 수다를 담당하고, 체스의 기본 룰은 아는 남편이 체스를 뒀다.  


한 달 이상의 여행을 계획했던 인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도망쳐) 나오면서 옆 나라인 스리랑카를 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랑 친해진 직원이 스리랑카 출신이었다.

그는 몰디브에 살면서 돈을 벌기 때문에 고향에 거의  못 가지만 우리에게 자신의 고향 사진을 보여주며 꼭 가보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그에게 영업을 당한 우리는 몰디브에 온 첫날 스리랑카행을 결정하고 항공권과 첫 도시의 숙박을 예약했다.



가까운 바다에서만 놀기 아쉬워서 인근 섬 스노클링 투어도 다녀왔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나가서 3개의 섬을 둘러보고 중간에 점심 식사도 제공하는데 1인당 25불밖에 안 하던 가성비 최고의 투어였다.


그전까지는 바닷가에 직접 걸어서 들어가는 스노클링만 해봤지, 보트에서 바로 뛰어내리는 스노클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 물속에 뛰어들 때는 너무 무서웠다.

라오스에서 수영을 배웠다고 말한 게 부끄러울 정도로 구명조끼를 했음에도 처음 뛰어들 때 몸이 아래로 쑥 들어갔다가 올라오는 찰나가 공포였고, 파도 때문에 스노클링 호스에 물이 들어올 때마다 숨이 막혔다.


투어 인원인 8명 중 우리 부부 빼고는 다 서양인들이었는데 이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수영을 배웠어서 그런지 물이 꽤 깊었음에도 구명조끼 없이 수영을 잘했다.

남편 역시도 바다수영도 문제없을 정도로 수영을 잘하기 때문에 현지 가이드는 내 전용 가이드가 되어 옆에서 안정이 될 때까지 챙겨주었다.

그 도움 덕분에 다행히 점차 적응이 됐고, 프리 다이버이기도 했던 현지 가이드가 물속에 깊게 잠수해 들어가서 거북이나 예쁜 물고기 떼들의 위치를 손짓해 줄 때 열심히 방향을 틀어가며 스노클링을 즐겼다.


잠수한 가이드가 물 안쪽에서 물고기들을 내려다보는 우리를 사진 촬영해 줘서 즐거운 시간을 추억으로도 남길 수 있었다.

심지어 사진 촬영본은 usb를 갖고 여행사 사무실로 가면 무료로 옮겨줬다!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푸시섬이라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과 식당들이 있는 바닷가 둘레 외에 섬 안쪽까지도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녔다.


현지인들에겐 삶의 터전이라서 그런 걸까?

작은 섬에 학교는 물론이고, 경찰서, 병원, 감옥까지 다 있어서 단순한 휴양이 아닌, 외국의 시골 동네를 여행하는 기분도 들어서 좋았다.



행복했던 몰디브에서의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서 다시 배낭을 메고 움직일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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