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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리 Apr 13. 2024

빈틈이 없는 감사

감사만 해도 부족한 하루

초등학생 때 방학이 되면 시간표를 만들어가서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 스물네 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쪼개어서 낭비되는 시간이 없게 만드느라 고생하기도 했지만, 만들고 나면 내심 뿌듯해하곤 했습니다.


사람의 감정도 용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도 시간의 영향을 받고 영향을 줍니다. 내 감정의 용량과 시간을 다룰 줄 알게 되면 삶이 한층 밝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내 감정과 생각을 온통 감사로 채워보는 것이지요. 빈틈없이 채워보는 겁니다. 사실 이건 불가능한 시도입니다.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의 빈틈을 남기기야 하겠지만, 줄어들게 만들 수는 있거든요. 컵 하나에 가득 찬 공기를 빼내는 방법은 물을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감정의 용량을 감사로 채워나가다 보면 불평과 불만, 화가 차지할 틈은 점점 줄어듭니다.


"화가 날 때는 화를 내야지!"라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화가 날 때는 화를 내야지요. 하지만 저의 경험상으로는 '화를 내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화를 내면 상황이 해결된다는 보장이 있는가?' '화를 내는 것은 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세 가지 질문 앞에서 화를 내자는 마음속 주장은 '근거 부족'으로 꼬리 내리곤 합니다. 반대로 감사의 경우는 이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내려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감정의 용량을 감사로 채우는 것은 다른 감정을 숨기거나 모른척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한정된 용량과 시간 속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하자는 것입니다. "감사하며 살기만도 부족한 하루"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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