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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리 Apr 12. 2024

감사해보세요, 좋습니다.

살아간다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면 꼭 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하루 있었던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노트에 적는 일입니다. 부모님께서는 늘 감사를 강조하셨습니다. 하루에 감사한 일 다섯 가지나 적어야 한다니, 가끔은 귀찮기도 하고 가끔은 장난스레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는 감사할 것 투성이었지요. 가끔씩 옛날 노트를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서 느낀 것은 사회는 감사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반대되는 가치에 대해서는 여러 번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은 순진하고, 트렌디하지 못하고, 속여먹기 딱 좋은 성격인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한때는 또래에 뒤쳐지고 소외되는 느낌이 싫어 일부러 감사하는 마음을 지우고 시니컬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은 불편해지고, 잘 되지도 않더군요. 저는 감사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인 것이죠.


그래서 그냥 하던 대로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제 삶에서 감사는 소중한 재산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감사하는 '습관'이 큰 재산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감사의 조건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서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저만의 색깔이 되고 멋이 되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이렇게 감사를 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합니다. 저에게는 이 질문이 이상하기 그지없습니다. 감사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정글의 한 부족을 만난 한 현대인의 일화를 소개하며 첫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노래하고 춤추는 부족이었는데, 현대인에게는 아주 낯선 환경이었습니다. 그저 박수만 치고 있는 현대인에게 족장이 "왜 노래를 부르지 않느냐"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나는 노래할 줄 모른다"는 대답에 족장이 의아해하며 다시 물었습니다. "말을 할 줄 아는데 노래를 못한다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우리는 삶을 살아갑니다. 살아간다면 감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하고 또한 나누고 싶은 감사의 이야기를 남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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