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계절풍 20화
ㅡ 종이 비행기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까치가 앉을 수 있는 것은
가벼움 때문일까요
균형잡힌 몸매 때문일까요
얼마나 더 가벼워져야
날아 오를 수 있을 런지요
어머니, 고향으로 가는
밤기차를 타고 싶어요
툇마루 끝 갈바람에 묻어오는
가랑잎 사이로
어머니를 부를 때까지
등불을 끄지 말아주세요
날이 밝으면 안산에 올라
진달래 꺾던 안산에 올라
나의 시가 적힌 하얀 종이로
비행기를 접어 띄우겠어요
고향집 앞 마당에서
깨를 터는 당신의 어깨 위에
내려앉고 싶어요
내가 코 묻히며 잠 들던
당신의 등덜미에
곤히 내려앉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