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떠나는 베네치아 여행
여행스케치의 매력은 가기 전 그곳의 아름다움을 미리 그려보면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허리 디스크협착증으로 당분간 해외여행은 접었지만 나한테 수업을 받는 분들은 해외여행을 많이들 가시기 때문에 그에 발맞춰 수업을 준비해 본다.
회원님들의 다양한 여행에 대비해 아시아, 동남아, 유럽, 미국, 심지어는 쿠바까지 여행지를 그림으로 사전답사 하기 바쁘다.
이번가을 학기 수업 준비는 베네치아이다.
베네치아는 오래된 멋진 건물들도 많지만 수상도시이다 보니 물, 바다와 배, 뱃사공등 그릴게 많아 여러 가지 연습해 보기 좋은 꽤나 낭만적인 도시이다.
사실 처음 은퇴 후 그림을 시작하려 했지만 고등학교 때 이후 거의 40여 년 만에 붓을 잡으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혔었다.
분명 가지고 있는 재능은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디자인 일만 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려야 할지 난감할 때 문래동 화실을 다니게 되었다.
당시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주신 유럽사진을 보고 첫 건물그림을 그렸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 사진의 장소가 베네치아 살루테성당이었다.
4년 전 시작할 때의 베네치아 그림을 보니 어설픔 투성이었지만 웃음이 나올 정도로 애틋하기도 하다.
유럽의 오래된 건축물은 조각상이 너무 많아 그리기 전부터 덜컥 겁이 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복잡함을 버리고, 역으로 단순하게 정리해 큰 형태와 느낌으로 그려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복잡한 주제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것을 배울 수 있다.
단순화하는 게 어렵지만 계속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4년 후의 베네치아 살루떼성당을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