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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를 좀 빌리고 싶은데
추레한 차림을 하고 있으면 불도 못 빌린다
부족을 빌리는 것도 자격이 필요하다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작품이 된다는데
내 삶은 똥이 그냥 똥으로 남았으면 좋겠는데
똥도 빚이다
치우는 것도 정말,
일이다
타이핑으로 터치로 쉽게 휙휙 지우고 쓸 수 있는 삶,
부럽고
나는 아날로그가 좋아서요 이대로가 좋아요 하다가
요령 없이 사랑한다고 애인에게도 차인다
깨진 그릇에는 빗물도 안 담겨버리면
마른 마음에는 당신도 머무르지 못하나요
그러면 영영 내 삶에는 사랑도 없고 이별도 없자면 용도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요
모란이 툭툭 이파리들을 무심히 떨어트릴 때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사랑 말고 연애밖에 없다면 참을 수 없이 늙고 싶어져 가장 근사한 묘비명을 생각해 보다가 그냥 있다감. 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그건 우리 탓이다
비문 같은 사랑 고백에 진심일 때만
힘껏 던진 마음이 어딘가에 닿는 소리가 난다
이해하지 못해 추상화는 다 그런 것이라고 여겨버린다
그저 사는 일에 능숙하지 못해
다짐 같은 기도를 한다
종교도 없으면서 하는 기도는
기적 말고 후회만 남기는 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