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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취향 쌓기

by 송유성

취향을 쌓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멋져 보여서 따라 좋아해 보다가 너무 따라서 좋아하면 자기 개성이 없어 보여서 그것보다 약간 빗겨 난 것을 자의대로 좋아진 척을 해본다. 그러다가 진짜 좋아진다. 우연히 읽은 책이 좋아서 그 작가가 쓴 모든 책을 다 사보고 잘 모르겠지만 매년 하는 미술박람회에도 가본다. 무엇이 예술이고 화법도 모르겠지만 어떤 그림은 색채가 꽤 마음에 들어 사진도 몇 장 찍어본다. 각종 상을 받아서 극찬인 영화를 보러 친구와도 가본다. ‘가여운 것들’을 보러 예술의 전당에 갔다가 친구와 허접한 감상도 나눠보고 난생처음 거금을 주고 뮤지컬도 보러 가본다. 생각보다 재밌어서 또 다른 공연을 찾아본다. 어떤 가게에 갔는데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어서 따라도 해본다. 외국 잡지에 나오는 소품들을 싸게 살 방법을 궁리해 보고 돈은 없으니 비슷한 느낌이 나는 소품을 사서 배치도 해본다. 그런 것들이 모이니 좀 괜찮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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