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별로인 것 같다고 느낄 때 가장 괴로움을 크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누구나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다. 삶은 그런 별로인 나를 안아 드는 무게 때문에 언제나 힘겹다. 별로인 나를 안아 드는 것은 나만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래서 좀 외로워야 하나 싶다. 혼자서 생각하고 달리고 읽고 쓰는 시간이 잦아질수록 별로인 나를 들여다보는 고심의 시간이 늘어난다. 그런 시간을 평소보다 많이 보내는 날에는 내가 좋아지다가 싫어지기도 한다. 내가 얼마나 하찮은 사람인지 검열하는 것은 힘이 많이 들고 힘이 다하면 긍정적인 생각도 저 멀리 가버리고는 하니까.
그럼에도 빈도로 따지자면 누군가와 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던 때보다 지금이 좋다. 살면서 이렇게 외롭지 않고 내가 좋았던 때도 없다. 고독은 개인의 영혼을 일깨우고 삶을 복기하게 해서 앞으로 나아갈 더 좋은 엔진을 주기도 한다. 그러니 고독해 보자. 또 생각보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 부분도 아주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