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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 어리광을 부려봐요

by 송유성

‘나는 그가 어리광을 부리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가 아주 어려져서 자기 멋대로 울고 사랑받아 마땅하다는 듯이 사랑을 내놓으라고 떼도 쓰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의 삶은 생존으로 점철되어 있고 나는 그가 그런 삶을 택할 때 곁에 없어서 말릴 수도 없었지요. 그 사람이 아주 어릴 때는 장난기가 가득했다는 말을 들은 날, 그날부터 나는 꼬박 앓았어요. 밤마다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그 아이의 웃는 모습을 상상하다가 나는 아주 긴 시간을 앓았어요. 열감이 조금 떨어진 어느 날 나는 당신을 아이처럼 사랑하기로 했지요. 그의 모든 처음을 주려 했지요. 밥도 먹이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당신아, 당신 삶에도 이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어요. 무엇이 되지 않아도 사랑해 주는 마음도 있어요. 하고 알기를 바랐지요. 짐짓 해맑다가 이내 그는 다시 늙어버렸어요. 나는 그의 시간이 거꾸로 갔으면 좋겠어요. 부디 약하고 여린 그가 잘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아이처럼 해맑고 찬란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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