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떠났다가
자기들끼리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언젠가는 다시 온다
한 시절이 죽었다고
낙담하는 일
말도록 하자
꽃씨가 자라고 있으니
꽃단지를 밟지 않아야 하고
한번 마주한 것들을
어찌 잊나
잊지 말고 다 안고 살자
저물어 가면서도 안심할 수 있도록
앙상한 삶에도
스치는 손길이 있어
주름은 어김없이 생긴다
공평함은 사람끼리 손을 잡게 만든다
우리 어지러운 이야기를 조금 하도록 하자
오늘은 당신이
어떤 여름의 산바람처럼 그리워졌다고
그런 대화 속에 서로를 쓰다듬으며
울음을 삼키는 것보다
먼저
충분한 우리를 지내자
이미
땅으로 내려앉은 모든 것들이
활짝 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