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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 돌아오기

by 송유성

어제는 휴일이었고 요가원 도반들과 신년회를 했다. 예전처럼 많은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그래도 약간 몸과 머리가 무거움을 느끼며 오늘은 늦잠을 잤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즐겁다고 착각하는 데 과학적인 여러 이유로도 술은 기분을 저조하게 한다. 무튼, 전날의 음주로 오전에는 늘어져 있었다는 변명이다.

보통은 해가 아주 떠오르기 전에, 한마디로 ‘눈뽕’ 맞기 전에 달리고 오는데 오늘은 전날의 음주로 느적거리다가 무언가 안 써질 바에야 뛰고 와야겠다 싶어 정오가 넘은 시간이지만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러닝을 하는 데 시원한 강바람은 불고 어제 내린 비로 구름이 가득한 하늘과 몸에 차오르는 열기와 최근에 빠진 가수 송소희님의 ‘Not a Dream’의 몽환적이고 시원한 음색이 귀에 퍼지는 데, 아, 나 살아있어서 너무 좋다. 그거 하나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서로 다리를 만들어서 지탱하고 있어서 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니 무엇이든 또 쓰고 싶어졌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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