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사이에 여러모로 무리했다. 쓰는 것이 좋았지만 역시 쓰는 일은 감정을 꺼내올 수밖에 없고, 그것은 지나간 사랑과 상실, 결핍, 상처를 자꾸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었다. 그사이에 거의 내정되어 있었던 요가 강사 자리가 잘되지 않았고, 아팠던 발목을 한 번 더 삐었고 일이 바빠 수면 시간이 줄었다. 어제는 친구에게 별스러운 말을 했다. ‘외롭지는 않은데 따뜻한 무언가를 안고 자고 싶네.’라고.
그래서 오늘은 좋아하는 것만 하며 쉬기로 했다. 영화의 전당에 좋아하던 ‘더 폴’이 디렉터스 컷으로 상영 중이어서 예매했고, 아침엔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50번 정도 반복하면서 마음을 추슬렀다. 샤워하고 따뜻한 두유에 커피를 섞어 몸을 데웠다. 그러다 보니 또 괜찮은 것 같아 부산 출발 당일 한라산 가는 법도 찾아봤다.
이런 과정을 하면서 느낀 건, 나는 나를 잘 치유할 수 있는 내 전용 연고를 많이 들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점이다. 때로 무너져도 잘, 일어나면 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