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행복은 별것이 아니다. 자꾸 별거라고 거창하게 생각하니까 안 잡힌다. 별은 못 따니까 바닥에 뿌리자. 대단히 성실하거나 아주 섬세하게 뿌릴 필요도 없다. 아주 사소한 것들을 모아서 지뢰같이 툭툭, 뿌리자.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선물 받은 바디로션을 발랐더니 향이 취향 저격이어서 행복하다.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려고 구운 계란이 완벽하게 반숙이 되어서 기쁘다. 간만에 오랜만에 연락이 온 친구가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해서 마음이 따숩다. 친구와 함께 간 등산로에서 우연히 다람쥐를 봐서 오늘은 복권을 사야 할 것 같고 멀리서 엘리베이터가 닫히는 것을 보고 서둘렀더니 아슬하게 탈 수 있어서 럭키다. 늘 가던 빵집에서 호밀빵을 샀는데 서비스 빵을 주셔서 부자가 된 것 같고 어제는 없던 뭉게구름이 하늘에 펼쳐져 있어 넋을 놓고 보았더니 벅찬 마음이 들어서 또 좋다.
못 따는 별이라면 발밑에 뿌려버리자. 그렇게 나는 내가 원하는 별을 발판 삼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