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늦게 수강 신청을 해서 선택지가 새벽 7시밖에 없어 매일 새벽 7시에 수영을 다닌다. 처음에는 새벽 7시에 어떻게 수영을 가나 싶었는데 새벽 7시에 수영 등록하길 잘했다 생각한다.
아침 5시 50분-6시에 일어나서 양치만 하고 바로 수영장으로 출근한다.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샤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씻고 가도 말짱 도루묵이다. 또한 너무 자주 씻는 건 피부에 좋지 않다. 집에서 수영장까지 가는 길이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 살짝 땀이 난다. 땀이 나도 괜찮다. 오히려 좋을지도..?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샤워장 안의 열기 때문에 살짝 차갑지만 미지근한 물로 몸을 적시면 세상 개운하다. 물을 몸에 묻히면 빨리 샤워를 끝내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진다.
수영 강습 3일 전 얼떨결에 신청했어서 준비물이 부족했다. 등록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수영복, 수모, 수영 가방 등 생각보다 챙길게 많았다. 우선 가장 필요한 수영복, 수모, 물안경을 당일 배송으로 주문시키고 가방은 어떤 걸 사야 하는지 너무 고민이 돼서 우선 집에 있는 비치백을 들고 갔다. 수영을 다닌 지 두 달 차가 되어 간다. 처음과는 가방, 용품 등 달라진 게 많다.
1. 목욕 가방
첫날, 집에 있는 비치백을 들고 샤워장에 갔다. 샤워장에 물품을 놔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다 보니 샤워기에 걸어두고 샤워를 했다. 조그마한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서 가방 안에 넣어둔 수건이 젖었다. 다른 회원들을 보니 대부분 목욕 바구니를 바닥에 놓고 이용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정말 편해 보였다. 그래서 당장 다이소에 가서 목욕 바구니를 사고 나는 뚜벅이기에 매번 목욕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없으니 사물함을 신청했다. 수건을 넣을 수 있는 작은 방수 가방을 따로 샀다. 삶의 질이 급상승했다. 왜들 목욕 바구니를 추천하시는지 않겠다. 매쉬 가방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으셨다. 나처럼 첫날은 집에 있는 방수 가방을 들고 가서 뭐가 나에게 더 편리할지 동태를 파악하고 사도 충분할 거 같다.
2. 수영 전 비누
수영장 들어가기 전, 샤워를 할 때 도브 비누로 씻으면 간편하다고 하여 첫날 가져가졌었다. 하지만 샤워장에 물품을 놔두는 공간이 없기도 하고 씻는 요령이 없어 비누를 계속 바닥에 떨어트리게 됐다. 비누가 망가진 이후로 잠시 비누 사용을 중단했다. 바디워시랑 샴푸로 마음 편하게 이용했다. 하지만 수영을 한지 한 달 차가 되고 나니 수영하기 전, 후로 바디워시와 샴푸를 사용하니 금방금방 쓰는 기분이 들었다. 수영하신 지 1년 된 아주머니께서 수영 전에 비누로 씻으시길래 잊고 있었던 나의 도브 비누가 생각났다. 한 달 차가 되니 어떻게 하면 비누를 안 떨어트리고 씻을 수 있는지 대충 감이 와서 재도전을 했다.
비누를 놔둘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샤워기도 있고 없는 샤워기도 있다. 놔둘 공간이 없는 샤워기에서 샤워를 해야 할 경우에는 바닥에 목욕 바구니를 놓고 비누도 바닥에 놓고 하니 떨어뜨리지 않고 간편하게 샤워를 할 수 있었다.
3. 탈모 샴푸, 두피 토닉
실리콘 수모를 쓰면 머리에 열이 난다는 말을 봤었다. 하지만 자유형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초창기에는 수영하면 열이 난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자유형으로 한 바퀴만 돌고 와도 숨이 가파오르는걸 느끼게 됐다. 두피에 열이 많으면 탈모 원인이 된다고 해서 쓰던 샴푸를 다 쓰고 탈모 샴푸로 변경했다. 머리를 말리기 전에는 두피 열감을 낮추기 위해 두피 토닉도 사용하고 있다.
4. 바디로션
바디로션을 발라야 피부에 좋다는 걸 알지만 빨리 씻고 쉬고 싶은 마음에 매번 바디로션을 생략했었다. 하지만 수영을 하면 몸이 건조해져서 바디로션을 바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크게 피부가 좋아진 건 못 느끼지만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어 좋다. 또한 몸에서 좋은 향이 나게 돼서 힐링이 된다.
수영을 하게 된 이후로 나를 더 가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요즘, 나를 위한 용품을 사는 게 소소한 행복이다. 시간이 지나 수영을 안 하더라도 다른 운동을 꾸준히 할 생각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추고 수영을 시작하려 했으면 아직 못 했을 수도 있다. 일단 시작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눈에 보여 하나씩 갖추게 되었다. 생각을 하는 것보다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