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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느끼는 하루

반나절 서울 나들이

by 사랑

미국인 친구 만나러 서울에 다녀왔다. 지난 10월 아빠 상속 관련으로 혼자 서울에 다녀온 뒤로 오랜만에 다시 서울행. 남편 쉬는 토요일이었지만 가감 없이 반나절을 밖에서 홀로 놀고 왔다. 고맙게도 터미널까지 가는 길, 오는 길에는 남편이 동행해 줘서 편하게 다녀온 짧은 여행! 이미 일주일 전부터 버스표가 매진된 것이 많아서 간신히 한 자리 남은 것들로 예매해 뒀다. 난 버스에 타고, 남편은 창밖에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해 주니 장거리 연애 바이브 폴폴. 가끔은 이런 주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강남 센트럴에서 다진 소고기를 꼰또띠아에 감싸 바삭하게 튀겨 엔칠라다 소스와 곁들여먹는 타키토스, 그리고 치킨타코와 칩스를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멕시칸 음식 꽤나 맛있었다. 이후엔 신세계 백화점을 살짝 돌아보고 신논현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홈즈 앤 루팡 보드게임방에 갔다. 따뜻한 차를 한잔씩 마시면서 체스와 젠가를 하며 2시간 가까이 훌쩍 보냈던 즐거운 시간. 마음 가득했던 유산 스트레스와 재임신을 기다리던 먹먹함을 조금 내려놓고 편안한 일상을 다시 찾게 되어 너무 다행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따뜻한 느낌 아직 보내고싶지가 않다. 1월이 되면 사라질 것 같아 벌써부터 아쉽다. 브런치 스토리에 늘 글을 쓰고, 매일 운동을 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면서부터 임신에 대한 부담감은 살짝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이 자유를 즐기게 된 것 같다. 온전히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나에겐 걱정스러운 자녀가 없다는 것이 너무 가볍다.


서울에서 내려와서 남편을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맛있는 석갈비! 남편이 어릴 적부터 다녔다는 식당인데 말로만 듣다가 드디어 같이 가봤다. 너무 맛있어서 밥 한 그릇 뚝딱. 반찬도 싹쓸이! 창밖에 눈발이 살짝 날리고 배도 든든하니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까지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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