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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3주 차 근황

by 사랑 Apr 10. 2025

임산부가 되고 4개월 차에 진입했다.

혹독한 입덧 기간을 거쳐 드디어 13주!


5주 차 말부터 슬금슬금 찾아오던 입덧은

꼬박 한 달을 넘도록 함께했다.

시체처럼 집에 누워있기가 매일의 일상이었고,

간신히 엄마를 찾아가서 끼니를 챙김 받아먹었다.


날마다 정리하고 닦고 가꾸던 우리 집은

나 몰라라 뒷전으로 미뤄놓고,

설거지도 안녕.

화분 가꾸기도 힘들어서 벌써 몇 가지나 떠나보냈다.


남편이 퇴근해와서 나 대신

설거지도, 빨래도 해주면서 여태 버텨왔다.


아기방도 미리 깨끗하게 비우고,

집안에 수납장도 곳곳마다 비워놓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전히 내 몸 하나 챙기기 어려운 요즘이다.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울렁울렁, 미식미식하거나

후각이 초 예민해져서 음식 하는 냄새, 냉장고 냄새,

화장품 냄새... 온갖 냄새란 냄새는 다 싫었던 기간.

먹고 싶은 음식이 하나도 없는 기간도 길었다.

3월 한 달간 평균 걸음수는 700보.


입덧이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나보다 더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도통 일상생활이 안되니

둘째는 어떻게 가질 수나 있을까 싶다.


이제 4월이 되어서는 기운이 돌아서

외출도 좀 더 수월하게 하고,

후각도 평소대로 돌아오는 중.

냉장고 냄새도 덜 나고, 요리하는 냄새도 버틴다.

덕분에 꽃구경도 나가면서 걷기 운동도 하고 있다.


갑자기 지난주쯤부터 조금만 배불리 먹으면

소화를 못 시켜서 더부룩하게 있다가

결국 다 토해내고 있는데,

이건 또 새로운 입덧(토덧)인 건가 싶지만...

그래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건 느껴지니 다행이다.


더더욱 다행인 것은

내가 고생은 하지만,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다는 것

1차 기형아 검사도 저위험군으로 통과했고

초음파 소견도 늘 너무 좋다.

검진받을 때마다 쿵쾅쿵쾅 뛰는 아기 심장을 볼 때면

마음이 괜스레 웅장해지고,

잘 있어줘서 너무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이 밀려온다.


앞으로도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라며.

임신 13주 차, 꽤 오랜만의 근황을 적어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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