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할 때에는 누구나 그렇듯 영원을 꿈꾼다. 나조차도 그렇다. 사랑을 말하는 글을 쓸 때에는 늘 그렇듯 이 사랑이 영원할 것만 같은 마음으로 글을 쓴다. 실제로 글에서도 그런 말을 종종 언급하곤 한다. 우리의 사랑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이 사랑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원을 기대하지 않았던 나지만 그래도 너와 함께라면 영원을 꿈꿀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말들 말이다. 하지만 사실 나도 알고 있다. 세상에는 영원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영원을 꿈꾸지만 결국 그 생각에 배신당하고 만다는 것을. 애초에 기대한다는 것은 허황한 꿈이라는 것을 세상 사람 모두가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불안해하고 때로는 우울해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으로부터 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끌어안는다.
“오늘 익숙한 버스에 올라 그 동네를 지나왔다. 우리가 함께 갔던 장소 그 카페 너희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너희 집 앞 버스정류장 모두 너와 함께 갔던 곳인 그 동네를 너와 함께 탔던 버스에 앉아서 지나쳐왔다. 그때 나는 영원을 생각했다. 그 말이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너에게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말이다. 드디어 맹목적인 내 사랑도 끝이 났다는 그 말이다. 네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 내가 너를 기어코 잊었구나’ 그래, 나는 너를 잊었다. 기필코 잊고야 말 거라던 내 다짐이 무색하지 않게 드디어 너를 지워냈다. 수고했다. 고생 많았다. 그렇게 나를 위로하며 네 얼굴을 떠올리지 않은 채 그곳을 지나왔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내 사랑이 끝이 난 것은 영원을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별의 아픔을 간직하고 그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든 이들은 꼭 기억하길 바란다. 사랑은 물론 이별의 아픔도 절대 영원하지 않다. 결국 다 끝이 나고 결국 다 지나간다. 우리는 그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빈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기필코 잊겠다고 했던 그 다짐을 기어코 지키고 마는 순간이 언제가 되더라도 당신에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