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부담없이 재미있게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이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었습니다. 아이가 크면 나아지겠지 싶었지만 맞지만 틀린 말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먹이고 놀고 재우는 생활에 대한 고민이 주였다면 점차 학습에 대한 고민이 커졌습니다. 그러다가 사회, 정서적인 부분까지 더해지게 됩니다.
한 사람을 키우는데 쉽지만은 않겠지만 이렇게 끝없는 고민과 정성이 들어갈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생활습관을 만들고 학습을 조금씩 이끌어주는 건 수월했습니다. 극 J의 덕을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좋았던 부분과 아쉬운 지점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고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고민이 줄어든다면 좋겠습니다.
5학년 2학기부터 수학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중1 첫째
아직 수학학원은 가지 않고 있는 초5 둘째
의 수학학습 이야기를 먼저 하고자 합니다.
첫 시작은 생활 속에서
아이가 4살 정도쯤 수개념이 생긴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서 명확한 시기는 흐릿하지만 5세 때 유치원에 가기 전 10까지의 숫자는 당연히 읽고 쓰고 구체물로 세는 것까지 가능했습니다. 아마 그걸 시작으로 두 자리 숫자도 규칙을 이해하고 8세 학교 입학 전에 자연스럽게 익혔습니다. 세 자리 수도 아마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어릴 때 구체물의 수를 경험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했습니다. 학습지를 이용하거나 각 잡고 앉아서 연습하는 시간은 전혀 없었지만 생활 속에서 저절로 익힐 수 있게 했습니다. 예를 들면 귤을 줄 때도 그냥 주지 않고 질문하고 같이 세어보았습니다.
"이 귤 몇 개인지 세어볼까?"
"귤 몇 개 먹을래?"
"귤을 2개씩 나눠 줄래?"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관심을 보일 때 / 구체물로 / 부담 없이 / 생활 속에서
입니다.
아이가 물건의 이름을 궁금해하고 개수를 세는 시기가 옵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놀이하듯이 가끔씩 해주는 정도면 됩니다. 이때에 익히지 못하면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입학 전에 배워도 괜찮습니다.
놀이로 수감각 깨우기
보드게임이 지금도 아이 방 한벽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 들어가고 나서는 남매끼리 부모와 같이 보드게임을 많이 했습니다. 창의력이나 수감각을 처음부터 노린 것은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보드게임의 날'을 집에서 정해서 규칙적으로 가족행사처럼 진행했습니다.
수학교구를 유치원에서 받아온 후에는 장난감처럼 놀았습니다. 수 막대, 다양한 도형모형, 시계모형 등 몇 주에 하나씩 가져오는 걸 가지고 잘 놀았습니다. 줄 세우기, 소꿉놀이 재료 등 교구 목적처럼 놀지 않아도 그냥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같이 놀이하듯이 교구 원래 목적대로 몇 번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윷놀이, 공기놀이, 종이접기, 실뜨기, 놀이터 놀이 등 숫자와 수개념이 대부분의 놀이에 들어있습니다. 아이들과 많이 움직이면서 궁금해하면 설명해 주고 관심을 보이면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이야기로 만나는 수학
어릴 적부터 책을 꾸준히 읽어주었더니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재미있는 책으로 수학을 만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학동화도 빌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돌잡이 수학 / 수학 사운드북 / 스티커북/ 미로책 같은 놀이책과 보드북으로 시작해서
수학전집을 나이대별로 잊을만하면 한 번씩 빌려주었습니다.
(대여사이트를 사용해서 사이트에 올라와있는 책은 거의 다 빌렸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수학'주제의 단행본도 가끔 빌려다 주었습니다. 단행본에서는 재미있는 것이 많이 있어서 빌려다 주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잘잘잘 123 | 이억배 - 교보문고 (kyobobook.co.kr)
베드타임 매쓰 3 | 로라 오버덱 - 교보문고 (kyobobook.co.kr)
(책 추천은 다음에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수학관련해서는 학습지를 하지 않고 초등학교까지 보냈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것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것 같아도 '놀이'로 만나게 됩니다. 유아들은 놀이가 삶이고 배움이 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수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하는 부분은 '자연스럽게'입니다. 수에 관심을 보이고 수학책을 읽고 싶어 할 때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보드게임도 관심을 보이고 하고 싶어 할 때 같이 놀면 됩니다. 학습이 아닌 스스로 원해서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억지로 하게 되면 수학은 싫은 것이라는 이미지가 어릴 때 각인이 되어버려서 정작 학습을 해야 할 때 힘들 수 있습니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시작해도 막상 수학학습에 들어가면 쉽지 않기에 천천히 욕심을 내려놓고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