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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뮤하뮤 Sep 25. 2024

가을보사

누폰음6

하뮤하뮤: 안녕하세요. 누폰음 시간입니다. 한주 잘 지내셨나요? 기온이 좀 떨어져서 다들 살만하다고 하시던데

고닭: 네. 저도 오랜만에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해도 땀이 별로 안 나요. 신납니다.

하뮤하뮤: 맞아요. 우리 그동안 정말 힘들었죠.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고닭: 고슬 거리는 이부자리, 이것이 행복이죠. ㅋㅋㅋㅋㅋ

하뮤하뮤: 그래서 오늘은 어떤 곡을 가져오셨습니까?

고닭: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뜨거웠던 열기가 식고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옥상에 같이 앉아 다리를 흔들며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열정적인 여름 같던 우리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가을처럼 차분하게 변하기도 한다. 그것도 충분히 좋은 사랑의 온도임을 가을에 어울리는 보사노바와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로 표현하였다. 살짝 쌀쌀해진 아침에 발에 기대 오는 턱시도 고양이의 온기도 함께 느껴보시길'

하뮤하뮤: ㅋㅋㅋㅋ그냥 앨범리뷰 읽으셨네요. 오늘 좀 게으르신 겁니까?

고닭: 네, 좀 그렇기도 하고. 리뷰자체가 이미 주옥같은 글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

하뮤하뮤: 네. 스스로를 많이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고닭: 요새 제가 긍정적인 자세가 많이 필요해요. 갈수록 인내심도 많이 부족하고.

할 수 있다. 으아아

하뮤하뮤: 네. 모두 할 수 있다! 한 번씩 외치죠. 이렇게 된 이상.

고닭: 어제는 에이아이 비서 보리랑 싸울 뻔했다니까요. 어떻게 된 게 에이아이가 얼마 안 남은 내 인내심을 싹싹 긁어가려고 하는지, 앞으로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는 있을는지. 흑흑

하뮤하뮤: 보리요?

고닭: 네. 이제 뭘 확인하는 전화도 에이아이 비서가 하더라고요. 보리, 아르미, 잉? 그러고 보니 다 여자네요?

하뮤하뮤: 고닭님, 이제 날도 선선해졌으니 인내심 좀 많이 길러보시죠. 앞으로 에이아이가 적용 안 되는 분야가 있겠습니까, 에이아이가 전화 좀 했다고...

고닭: 잔소리는 사절이고요. 가사나 읽어주시죠.

하뮤하뮤: 아이고, 알겠습니다.


발에 살짝 기대온 검은 너의 온기가

기분 좋은 아침엔 바람도 바뀐 것 같아

여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우린 옥상에 앉아 웃었지

꼭 감은 너의 눈가에 지나간 여름이 남아있었어

바쁜 매미소리도 잦아들고 하늘이 높아 보여

아직 더운 한낮엔 가을을 생각해

네 손을 잡고 여름이 갔다고 말할 거야

내 발에 살짝 기대온 검은 너의 온기가

기분 좋은 아침엔 바람도 바뀐 것 같아

여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우린 옥상에 앉아

아직 더운 한낮엔 가을을 생각해


발에 기대온 검은 온기는 누군가요?

고닭: 제가 사랑했던 턱시도 고양이 얘기입니다. 맨날 이불 위 다리 사이에서 잠을 자서 이불이 무거웠죠. 더운 여름에는 어디서 자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어느 날 서늘해지는 공기를 귀신같이 알고 다리 사이에서 잠을 청하더라고요. 그 녀석과는 정말 이런 일 저런 일이 참 많았는데, 이곡을 만들 때는 함께 있었고 지금은 고양이 별로 갔어요.

하뮤하뮤: 그렇군요. 많이 보고 싶겠어요.

고닭: 말해 뭐 하겠습니까. 헤어짐은 슬펐지만 함께했던 시간은 비할 바 없이 행복했으니까요.

하뮤하뮤: 일단 노래 들려주시죠.

고닭: https://youtu.be/G8v2vDOXwko?si=a0PRgFRBP677GSra

하뮤하뮤: 오. 잘 들었습니다. 꼭 감은 너의 눈가에 지나간 여름이 남아있었다는 부분이 좋네요.

여름이 감은 눈에 남아있다. 음.

고닭: 네. 짧디 짧은 가을 충분히 즐기시고 마음껏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하뮤하뮤: 벌써 가시게요?

고닭: 아직 더운 한낮에 가을을 생각하러 갑니다.

하뮤하뮤: 네. 고닭님. 좀 산만하신 것 같...

고닭: 아닙니다. 하뮤하뮤님도 바람 좀 쐬러 가세요. 과일도 좀 드시고요.

하뮤하뮤: 갑자기 과일을?ㅋㅋㅋㅋㅋㅋ 알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가을 하루 보내시기 바랄게요. 그럼 다음 주에.

고닭: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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