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뮤하뮤 Sep 18. 2024

고독한 서퍼의 거미줄

누폰음 5

하뮤하뮤: 안녕하세요! 누폰음 시간입니다. 여러분 추석 잘 보냈습니까? 고닭님도요?


고닭: 네. 얌전히 잘 보냈습니다. 하뮤님도 명절 스트레스 관리 잘하셨나요?


하뮤하뮤:네, 가족들끼리 맛있는 거 사 먹고 카페 가고 하면서 서로 오랜만에 만나는 귀한 손님처럼 대접해 주는 것이 명절 스트레스 관리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닭: 네. 맞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일수록 몸과 마음을 멀게 ㅋㅋㅋㅋ 그리고 예의 바르게!


하뮤하뮤: 그래서 오늘은 어떤 곡을 준비하셨는지?


고닭: 아, 하뮤님 어제 달 보면서 소원 비셨나요? 어제 달 진짜 크던데


하뮤하뮤: 넵, 달님께 소원 빌었죠.


고닭: 무슨 소원을? 세계평화요?


하뮤하뮤: 물론 그것도 있죠. 모든 고통받는 존재들에게 평화를... 또 하나는 비밀입니다. 그래서 오늘 가져오신 곡이?


고닭: 이번 추석이 이르긴 해도 폭염주의보 내리는 건 선 넘었죠. 원래는 가을보사를 가져올까 하다가 아직 더워서 '고독한 서퍼의 거미줄' 부제 '그래 이 맛이야.'라는 곡을 준비했습니다.


하뮤하뮤: 뭐가 그 맛인가요?


고닭: 아, 그건 먹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맛이라. 크. 그래 이 맛이야.


하뮤하뮤: 왠지 약 오르네요. 일단 들어보죠.


고닭: https://youtu.be/Gens4OljN50?si=zQjRVgBBtcRLpCkr

<고독한 서퍼의 거미줄>

하규하뮤:와. 정말 총제적으로 이기적이면서 B급 감성을 넘어 C급 감성...ㅋㅋㅋㅋㅋ이 영상은 뭔가요?


고닭: 사진첩에 보이는 영상을 묶어서 대애충, 깨진 카메라로 찍은 것도 있어서 아주 보기가 좋아요(?)


하뮤하뮤: 하조대, 죽도, 송정, 와이키키 중문 어쩌고 하는 부분은 다 서핑스폿인 거죠?


고닭: 네, 제가 한 번은 가본 서핑스폿입니다.


하뮤하뮤: 고닭님 서핑 잘 하시나요?


고닭: 잘하겠습니까? ㅋㅋㅋㅋㅋ근데 맛은 정말 많이 봤습니다.


하뮤하뮤: 파도를 찾아서 38선 넘으면 큰일 나지 않나요?


고닭: ㅋㅋㅋㅋㅋㅋㅋ 가사 읽어주실래요?


하뮤하뮤: 하조대 죽도 송정 해운대 꾸따 롬복 와이키키 중문 남열 파도를 찾아서

하조대 죽도 송정 해운대 꾸따 롬복 와이키키 중문 남열 파도를 찾아서

파도를 찾아서 삼팔선도 넘었어 파도만 있으면 지구 반대편도 갔지

일주일 내내 파도만 체크체크 이젠 옷을 사도 야자수만 가득

꽉 막힌 도로여도 나는 괜찮아 파란 하늘 짠내가 우릴 기다리니까

마침내 다다른 바닷가 달려가 슈트 입고 급하다 급해 준비운동 하는 둥 마는 둥

내 멋진 보드 옆에 끼고 바다로 풍덩

첨벙첨벙 그래 이 맛이야

패들 패들 패들을 하여 앞으로 나가자

패들을 하여 앞으로 나가자

흰 거품이 다가와도 나는 무섭지 않아

어느새 무지개 날 위로하네

이제는 거미줄이 끼어 버린 내 서프보드  


고닭: 네. 감사합니다. 크. 가사만 들어도 또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일주일 내내 파도만 생각했는데 막상 바다에 들어가면 생존하기 위해 파도를 피해 다니던 지난날이 떠오르고 서럽네요. 이게 엄청난 짝사랑이지 뭡니까?


하뮤하뮤: 그런데 진짜 서프보드에 거미줄 끼셨어요?


고닭: 네. 그 보드가 일본 여행 갔다가 보드 장인에게 맞춤 주문해서 부산을 거쳐 힘들게 서울로 온 보드거든요. 근데 충동적으로 여행을 갈 때가 많아서 못 데리고 갈 때도 있었고, 코로나 때는 베란다에 두고 못 꺼내니 거미가 집 짓고 살더라고요. 친한 거미라 터전을 양보해 줬죠.


하규하뮤: 아. 키우는 거미였나요?


고닭: 네 이름이 미미…


하뮤하뮤: 그래도 물 보니 시원하네요. 첨벙첨벙첨벙

그래 이 맛이야~


고닭: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할 일이 좀 있어서.


하뮤하뮤: 네. 다음 주에 만나요! 첨벙첨벙첨벙

그래 이 맛이야~ (중독되네)훠우 훠우

모두들 안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