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뮤하뮤 Oct 16. 2024

부엉이 시간

누폰음8

하뮤하뮤: 일주일 잘 지내셨습니까.

고닭: 네 잘 지냈습니다. 가을바람이 조금씩 불어와 꾸깃꾸깃한 기분이 좀 펴지는 것 같습니다.

하뮤하뮤: 요새 기분이 싱숭생숭하신가요?

고닭: 네, 계절이 변하니 싱숭생숭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하뮤하뮤: 가을 타시는군요.

고닭: 그런 것 같습니다. 원래 가을에는 산책하다 마음에 드는 플라타너스잎을 물고 가는 비글 같았는데 이번가을은 다리를 접고 앉은 부엉이 같네요.

하뮤하뮤: 그래서 오늘 소개해주실 노래는 부엉이가 꾸깃꾸깃, 싱숭생숭한 내용인가요?

고닭: 네, 거리를 걷다가 과거의 어떤 지점을 떠오르게 하는 사람(사물, 동물 등등)을 본 것 같아서 하루 종일 싱숭생숭해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떠올려보려 하니 모습도 목소리도 생각이 안 나요.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폐가 그리움으로 쪼그라들어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크게 심호흡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하뮤하뮤: 그렇군요. 고닭님은 먹는 거 얘기할 때가 제일 즐거워 보이는데 그리움이라니, 안 어울리네요.ㅋㅋㅋ

하지만 그런 감정도 아직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아닐까요? 노래 듣고 갈까요?

고닭: https://youtu.be/CSRHM6XAFt8?feature=shared

<부엉이 시간>

하뮤하뮤: 네. 정말 싱숭생숭한 곡이네요. 편의점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골라봐도 신경 쓰인다는 부분이 저는 마음에 드네요. 아무쪼록 가을바람이 특효약이길 바라요.

고닭: 감사합니다. 오늘은 가사 안 읽어주시나요?

하뮤하뮤: 네, 저도 싱숭생숭해져서 도저히 가사 읽을 기분이 아니네요. ㅋㅋㅋㅋ

고닭: 네. 일상은 아름답다(자기 최면중), 저는 플라타너스 잎을 주우러 가겠습니다. 어떤 잎이 가장 크고 멋진가.

하뮤하뮤: 굿럭입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꿀잠 주무시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