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베트남, 부지런한 여유

베트남 - 푸꾸옥(1)

by 지민규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가 갔던 10월은 우기였고, 원래 보기로 했던 일몰은 구름에 가려 모습을 감췄을 뿐이었다.


뒤에서 몰려오는 구름에 조금씩 가려지는 우리의 목표




우웅~ 우웅~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적막한 숙소 안, 계속해서 울리는 알람에 조심스레 눈을 떴다. 오전 5시 15분.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여행은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것일까? 분명 쉬기 위해서 휴양지에 왔음에도, 오히려 여행은 때때로 평소보다 더 이른 기상 시간을 요구했다.


아직 친구가 옆침대에서 자고 있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커튼을 살짝 열어 날씨를 확인했다. 구름이 조금 있지만 충분히 맑은 날씨였다.


'일출은 보이겠네'


그렇다. 이틀 연속으로 일몰을 보지 못한 나는 일출이라도 보기 위해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일출이 뭐라고 이 새벽에..., 그래도 이미 일어났으니 뭐라도 해야 했다. 난잡해진 머리를 감추기 위해 모자를 눌러쓰고 조심히 방을 나섰다.


바깥은 진한 회색처럼 어두우면서도 약간의 밝음이 묻어나고 있었다. 적당히 사물의 분간이 가능한 정도. 이는 곧 일출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곧장 바다로 향했다.


일출 직전의 해안가




사박... 사박...


다행히 일출 전에 도착한 해안가, 모래가 밟혔다. 발을 파고드는 모래의 감촉은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그리고 미지근했다. 푸꾸옥의 더위는 일출 직전 새벽의 모래조차 미지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편안했다. 모래의 적당한 온도는 해안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그곳에는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 산책을 나온 사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준비 중인 붉은 바다를 따라 거닐었다.


그들은 휴양지의 여유를 온전히 누리고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일행과 대화를 나누고,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런 여유를 느껴보고 싶었다. 새벽의 차분한 분위기, 모래의 감촉을 느끼며 휴일의 여유를 온전히 느끼는 순간. 그래서 따라 걸었다. 그들처럼, 미지근하면서도 부드러운 모래가 있는, 이제는 충분히 밝아졌지만 아직 조명이 꺼지지 않은 오묘한 해안가를 따라.


해안가 산책




따라 걸은 해안가의 끝에서 돌아오는 길, 조금씩 해가 떠올랐다. 바다 너머로 선명한 붉은빛이 보였고, 나는 그 빛을 보기 위해 그대로 자리에 앉아버렸다. 그리고 일출을 바라봤다.



그저 붉은 원과 하늘일 뿐인데, 무엇이 계속해서 그것을 바라보게 만드는 걸까...

무엇이 평소라면 생각도 못할 이른 아침에 우리를 깨워내, 부지런한 여유를 부리게 만드는 걸까...


무수한 생각이 지나갔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해가 떠오르면 떠오르는 대로, 눈에 담기로 했다.


*회사에서 급하게 마무리할 프로젝트와 이후 푸꾸옥 여행이 있어 발행이 늦었습니다. 이번주부터 다시 재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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