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순간에서
청년 시절 스트레스로 매일 초콜랫을 몇 개씩 먹었던 시간이 있었다. 규칙적인 운동도 했었는데 내 몸은 점점 불어나고 있었다. 내 스스로 처음 보는 몸무게를 경험해 보고 나는 의식적으로 초콜랫을 끊었다. 다행히 중독 아닌 중독은 극복되고, 몸무게는 차츰 예전으로 복귀되었다.
가난했던 대학생 시절,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아침을 삼각 김밥이나 빵 하나로 대충 때웠었다. 그때 나는 배만 고프지 않으면 된다는 심정이었고, 그걸 위해 이동 중 먹을 수 있는 간편하고 값싼 음식을 찾았다. 그 시절 나이도 어렸는데, 금방 피곤했다. 그때 대단한 음식은 아니었어도 학생 식당에서 반찬 세 개와 국 달린 아침밥을 챙겨 먹었더라면, 더 힘이 났을 것 같다.
지나 보면 깨닫는 것들이 있다. 그 시절에는 이게 문제였었는지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나 보면 그게 문제였구나 하는 것이 있다. 하루 세끼 음식이 그렇다. 그냥 살기 위해 먹지 하면서, 쉽고 가볍게 생각했던 것들이, 나이 들어보니 중요하고 많은 것을 미래 나에게 영향을 준다. 음식만 잘 먹었어도 많은 질병들이 나이 들어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
엄마에게 전화하면 늘 듣는 말이 있다. ‘밥은 잘 챙겨 먹고사냐?’, ‘ 바빠도 끼니 거르지 마라’. 잔소리 같다 늘 느꼈던 이 말이, 나이가 좀 들어보니 경험의 지혜임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