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순간에서
아이들이 나이가 점점 들면서 부모로서 무엇을 해 줘야 할까 고민을 한다. 공부를 많이 가르쳐 좋은 학벌을 남겨주고 싶기도 하고, 투자를 잘해 좋은 집이나 재산을 물려주고 싶기도 하다. 좋은 동네로 이사가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마, 모든 부모가 비슷할 것 같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꼭 무엇을 해야 좋은 부모일까? 눈에 보이는 무엇을 꼭 주어야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일까?
TV에서 올림픽 마라톤 경기가 나온다. 그중에 한 사람은 우승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우승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분류는 확실하다. 끝까지 완주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 모두가 둘 중 하나이다.
인생도 그렇다. 부모로서, 어떤 무엇을 해주기 위한 고민은 덜 해도 된다 생각한다. 그저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녀들 보기에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한눈팔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완주하는 것, 언제나 자녀를 응원하는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 이 하나만으로도 부모로서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어른으로 살기 어려운 시대 같다. 조금만 한 눈 팔면, 어른이지만 어린아이 보다 못한 행동과 말로 손가락질받으며 사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단한 업적의 부모가 설령 못 되어도, 혹은 큰 재산을 남겨주지 못한다 해도, 부모로서 거기 그대로 계속 있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각인시켜 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는 훌륭한 부모였다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