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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치신 May 12. 2024

엄청 무서워 보이는 상사도 결국 너보다 먼저 떠난다

직장생활에서

    대리시절, 담당임원 분이 무척이나 엄했다. 내가 술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척이나 화를 내시기도 하였다. 자기 주관이 너무 강해, 그 생각과 다른 의견은 듣지 않으려 했다. 더욱이, 직급도 낮은 부하 직원의 말은 더더욱 무시했다. 그분께 무언가 보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담이 되었다.


    술자리에서 그분의 논조는 이러했다. 네가 감히 내가 딸아 주는 술을 마시지 않냐는 것이었다. 어떤 날은, 술을 따라 주고 그 술잔이 비웠나 아닌가 가만히 바라본 적도 있었다. 마시는 척하며 어딘가 뱉었던 것 같다. 그 당시, 그분께 찍히면 회사 생활이 불가능할 듯 보였다. 실제로, 그분 밑에서 많은 직원들이 퇴사했다. 그런데, 지나 보니 그런 상사도 지금은 나보다 먼저 회사를 떠나 버렸다.

        

    나이보다 더 큰 무기는 없음을 느낀다. 물론 외국회사 같이 해고가 쉽고 한 곳은 예외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는 결국 고직급 분들이 먼저 떠나기 마련이다. 사원만큼 회사를 사랑해야 할 사람이 없다고 농담 삼아 말했던 상사의 말도 어느 정도 사실이 맞았다.

    

    너무 무섭고, 너무 너와 안 맞고, 너무 너를 괴롭히는 상사가 있다면, 그냥 피해 다녀도 된다. 부서를 옮겨달라고 해도 된다. 그때는 그것이 찍히는 것이라 겁먹을 수 있지만, 괜찮다. 어느 정도 노력은 해야 하지만 네 건강을 잃어가면서 그분께 맞춰갈 필요는 없다. 차라리 너와 맞는 사람과 일하면서 능률을 높이는 것이 회사도, 너도 결국에는 이득이 된다.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평생을 챙겨줄 것 같은 상사도, 평생 너를 지켜줄 회사도 많지 않아 보인다. 아니 없을 것 같다. 내가 설령 회사를 만든다 해도 불가능할 듯하다. 조금이나마 즐거운 곳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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